KLPGA가 야심차게 개발한 데이터센터는 선수의 각종 데이터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시스템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제공=KLPGA |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글로벌 넘버원 투어를 표방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부럽지 않은 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해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KLPGA가 야심차게 공개한 데이터센터는 한국 여자 프로선수들의 능력을 한 눈에 볼 수 있을뿐만 아니라 IT 강국으로 꼽히는 이유를 단적으로 보여줘 눈길을 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접촉이 새로운 표준으로 등장한 시대라 KLPGA 관계자뿐만 아니라 ‘집관 팬’에게도 유용한 도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PGA, 유러피언 투어와 어깨 나란히
KLPGA 데이터센터는 창립 40주년이던 지난 2018년부터 구축을 본격화했다. 3년여 간 3억 6000만원을 들여 지난 3월 정식 버전을 오픈했는데, 정규투어와 관련한 각종 기록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제작했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나 홀인원 등 각종 기록을 실시간으로 반영해 골프팬의 눈길을 모은다. 특히 지난해 6월 BC카드 한경 레이디스컵부터 출전선수 전원의 샷 데이터를 수집 중인데,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PGA투어와 유러피언투어밖에 없었다. KLPGA가 원하는 글로벌 경쟁력 수준이 어느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샷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작한 중계화면 캡처. 제공=KLPGA |
◇코스 매니지먼트에 디테일을 더하다
샷 데이터는 경기력 향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가령 ‘핫식스’ 이정은6(24·대방건설)은 80~100야드(약 73~91m) 사이에서 세컨드 샷을 했을 때 다른 거리에서보다 핀에 더 가깝게(평균 4.5m) 붙는 것으로 측정됐다. 코스 길이와 클럽별 평균거리를 고려해 티 샷을 핀으로부터 80~100야드 사이에 보내 놓으면 버디를 낚을 확률이 증가한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코스 매니지먼트에 디테일을 더하는 셈인데 KLPGA 데이터센터에는 지난 1년간 수집한 213여개의 거리 데이터가 축적돼 있다. 이들 데이터는 선수뿐만 아니라 구단이나 스폰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클럽별 거리 데이터를 분석해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관리와 훈련을 할 수 있다. 선수 영입에도 근거 자료로 활용가능하다. 협회는 “KLPGA투어를 후원하고 싶은 잠재적 스폰서들도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후원 계획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르고 내다봤다.
대회장을 방문할 수 없는 골프팬을 위해 홈페이지 등을 통해 선수들의 샷이 어디에 위치했는지를 알려주는 샷 트래커 시ㅡ템. 제공=KLPGA |
◇손 안에 들어온 볼 움직임 ‘랜선 팬’ 호응
올해 약 1억원을 들여 CNPS와 공동 개발한 샷 트래커는 특히 ‘랜선 갤러리’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샷 트래커는 고정밀 위치측정 기술인 RTK(Real-time kinematic)를 활용해 선수들이 친 볼을 추적하는 기술이다. 조별 마커에게 RTK장비를 지급해 공 위치를 정확히 측정하고 있는데, 이를 바탕으로 만든 샷 트래커를 리더보드에 노출하는 단계에 도달했다. 덕분에 코로나19로 대회장을 찾을 수 없는 골프팬들은 웹이나 모바일로 선수들의 샷이 어디에 떨어졌는지를 거의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코스 공략법을 손바닥 안에서 들여다볼 수 있으니 랜선 응원에 또다른 재미를 가미한 셈이다.
◇한국 넘어 아시아 시장 접수할 K-랭킹
국제 경쟁력을 갖추려면 KLPGA투어 입성을 목표로 삼는 해외 선수들이 많아야 한다. 그러려면 선수들의 객관적인 평가 지표가 필요하다. 지난해 KLPGA가 도입한 자체 랭킹 시스템인 K-랭킹은 이런 취지로 도입했다. 지난해 2억원을 들여 구축한 K-랭킹 시스템은 지난 2년간(104주) 정규투어와 드림투어, 점프투어 등 모든 프로선수를 대상으로 대회 참가와 누적 성적을 기반으로 순위를 매긴다. 선수 기록의 객관성을 확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수 선수를 발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남자 골프 세계랭킹(OWG)와 여자골프 세계랭킹(롤렉스 랭킹) 산출방식과 견줄만 한 시스템이라는 평가다. KLPGA 관계자는 “향후 아시아권에서 KLPGA 대회가 열리면 해당 지역 선수들도 K-랭킹에 반영될 수 있고, 이에 따라 KLPGA투어에 입성할 기회도 열린다”고 강조했다.
zzang@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