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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자율주행로봇 대 협동로봇…이통사 탈통신 새 무대 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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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KT 로봇산업 뛰어들어

접근 방향 서로 달라 눈길

SKT, 배달·로봇업체와 협약

5G와 접목 무인배송 등 박차

통신·관제시스템에 주력

KT, 제조업 공정 ‘코봇’ 투입

호텔엔 ‘엔봇’ 배치 서비스

다양한 로봇 개발에 힘실어


한겨레

그래픽_김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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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업체 케이티(KT)와 에스케이텔레콤(SKT)이 나란히 로봇산업에 힘을 싣고 있다. 로봇이 포스트코로나시대를 맞아 ‘탈통신’의 새로운 무대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다만 두 업체는 고유의 경험과 장점을 바탕으로 사로 다른 접근법을 택해 눈길을 끈다.

■‘탈통신’의 실험장

에스케이텔레콤은 지난 4일 로봇사업과 관련한 두 건의 보도자료를 냈다. 하나는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과 실외 자율주행 로봇을 이용한 배달 서비스 상용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는 내용이고, 다른 하나는 로봇전문기업인 로보티즈와 자율주행 로봇사업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맺고 로봇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 서비스 공동개발에 나선다는 내용이다. 하루에 두 건의 로봇사업 뉴스를 쏟아낸 것이다. 최판철 에스케이텔레콤 기업사업본부장은 “자율주행 로봇은 포스트코로나시대를 대비한 핵심기술로, 향후 5세대 통신 모바일에지컴퓨팅(MEC)과 로봇, 인공지능 등 신기술을 결합한 다양한 서비스를 지속 발굴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자리잡은 비대면 환경에서 자율주행 로봇을 활용해 무인배송 서비스와 스마트공장 구축에 나서겠다는 통신업체의 야심을 드러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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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우아한형제들과 함께 건국대학교에서 실외 자율주행 로봇을 이용한 배달을 시범서비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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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산업에 뛰어든 건 케이티가 한발 앞섰다. 케이티는 지난 6월부터 중소 제조기업에 작업 공정의 일부를 대체하는 협동로봇 ‘코봇’을 속속 배치해 성과를 내고 있다. 실례로 자동차부품인 베어링을 생산하는 충북 제천의 박원은 제품 포장공정에 코봇을 도입했다. 시간당 생산량은 225상자에서 313상자로 33%나 증가했다. 울산시 울주군의 알루미늄 부품생산기업 린노알미늄은 코봇을 도입해 화물차 적재함 외장재에 드릴로 구멍을 뚫고 리벳으로 고정하는 작업을 처리하고 있다. 노동자가 쉽게 피로를 느끼던 작업을 코봇이 대신 맡으면서 생산성이 올라가고 인력 배치 효율성도 높아졌다는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케이티는 연내로 22개 중소기업과 제휴해 협동로봇과 스마트팩토리를 추가구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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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울주군의 알루미늄 부품생산기업 린노알미늄이 도입한 케이티의 협동로봇 코봇 작업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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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케이티는 현대로보틱스와 공동개발한 기가지니 호텔로봇 ‘엔봇’을 지난 4월부터 노보텔앰배서더 서울 동대문호텔에 배치해 서비스하고 있다. 케이티는 지난 6월엔 현대중공업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현대중공업지주의 자회사인 로봇기업 현대로보틱스에 500억원을 투자해 지분 10%를 확보한 바 있다.

■닮은 듯 다른 전략

이처럼 통신업체들이 로봇에 유독 관심을 갖는 건 통신업체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큰 분야라서다. 로봇과 스마트공장 시스템은 기업서비스가 주수익원이 될 5세대(G) 통신에서 핵심영역으로 꼽힌다. 특히 자율주행 로봇의 경우, 유선 제어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5세대 기반 시스템 구축은 필수다. 이와 관련해 두 업체의 접근법이 구별되는 건 흥미롭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자사의 앞선 5세대 모바일에지컴퓨팅 기술을 활용해 로봇의 통신과 관제시스템에 집중적으로 주력하고 있다. 모바일에지컴퓨팅은 클라우드 서버에 데이터를 보내지 않고 현장에서 바로 데이터를 처리하고 결과를 적용하는 기술이다. 로봇의 통신과 제어에 핵심적인 기술 적용을 통해 로봇의 가격과 소비전력을 절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달리 케이티의 접근법은 협동로봇서비스 등 다양한 로봇 개발과 서비스 쪽에 상대적으로 무게가 더 실린 편이다. 사업 방식 역시 기업 지분투자 등 한층 전방위적이다. 케이티는 지난 2011년 교육용 로봇 키봇을 출시하는 등 지속적으로 로봇을 상품화하려는 시도를 이어왔다. 케이티 관계자는 “호텔로봇은 3년 전부터 인공지능 셋톱박스인 기가지니 호텔용 제품의 서비스 추가를 계획하면서 개발이 추진됐고, 협동로봇은 지난해 5월 현대중공업지주, 코그넥스 등과 함께 스마트팩토리 진출 이후 개발이 본격 진행돼왔다”며 오랜 모색과 준비가 있었다고 밝혔다.

구본권 선임기자 starry9@hani.co.kr, 사진 각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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