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세력 개입 가능성도 제기
트럼프 "일종의 폭탄 공격 판단"
이란은 "美가 고의적 파괴"
이스라엘·헤즈볼라 연관설도
4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항구 주변에서 시민들이 폭발로 다친 부상자를 옮기고 있다. 이날 폭발로 최소 100명이 사망하고 4000명 이상의 부상자가 집계됐다. 현지 당국은 항구에 보관중이던 질산암모늄이 폭발했다고 추정했지만 테러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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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발생한 초대형 폭발 참사의 원인과 배후 등을 둘러싸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레바논 정부는 아직까지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8분쯤(한국시간 5일 0시) 베이루트항 선착장에 있는 한 창고에서 두 차례 대규모 폭발이 일어나 최소 4000여명 이상의 사상자를 냈다.
사건 당시 상황은 참담하다. 두 차례 잇따른 폭발로 하얀 먼지구름과 같은 충격파가 순식간에 주변 일대를 덮쳤다. 많은 차량들이 전복되고 건물들이 무너졌으며 온갖 잔해가 멀리 떨어진 곳까지 날아갔다. 현장 영상에는 먼지와 잔해 속에서 피를 흘리는 사람들 모습이 담겼다. 폭발 후 불길은 계속 피어올랐고 연기구름이 상공으로 솟아올랐다.
레바논 당국은 사고 원인과 배후 세력 유무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우선적으로 레바논 정부가 압류해 수년간 창고에 보관해놓은 질산암모늄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질산암모늄은 질산과 암모니아가 반응해 형성되는 화합물로, 주로 비료와 폭발물 두 용도로 쓰인다.
관리 소홀에 따른 사고가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나오지만, 질산암모늄 보관 사실을 알고 있는 외부세력의 개입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끔찍한 공격"으로 규정하고 "일종의 폭탄 공격으로 판단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다만 공격 배후를 지목하지 않았다.
반면 레바논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반미국가 이란은 미국의 고의적 파괴행위 가능성을 들고 나섰다.
이란 반관영 메흐르통신은 5일 자국 레이더영상을 토대로 레바논과 시리아 해안선에 배치된 미국 해군 정찰기 4대가 베이루트항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한 직후 전례가 없는 정찰 활동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이란과 상극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번 폭발이 친이란 레바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무기저장소에서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모양새다.
이스라엘은 이번 사고의 배후로 지목되자 대통령과 총리, 국방장관까지 나서 "이스라엘은 이번 폭발 사고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헤즈볼라도 이번 폭발과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
레바논 보건부는 현재까지 100여명이 숨졌고, 4000여명 이상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병원으로 옮겨지는 사람들이 많고 실종자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이라 사망자와 부상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베이루트에 2주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비상 국무회의를 소집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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