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선 기자(editor2@pressian.com)]
"히로시마 원폭과 같았다"-베이루트 시장
"진도 4.5지진에 해당한다"-요르단 지진관측소
"세상의 종말이 온 줄 알았다"-현지 시민들
'중동의 화약고' 중 하나인 레바논 베이루트 항구에서 4일(현지시간) 오후 6시 무렵 원자폭탄이 터질 때처럼 버섯구름이 형성되는 대폭발이 발생해 수천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최소 78명이 사망하고 4000여 명이 넘게 다쳤다. 폭심 반경 10킬로미터가 초토화됐다. 폭발 연기는 인근 시리아까지 확산됐다. 레바논에서 약 240킬로 떨어진 지중해의 섬나라 키프로스에서도 폭발 소리가 들렸다고 키프로스 매체들이 전했다.
미국의 CNN은 "폭발 원인은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레바논 정부는 일단 항구에 쌓여있던 질산암모늄을 폭발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질산암모늄은 비료와 화약 등 무기제조의 원료로 사용된다.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는 "지난 6년간 항구 창고에 폭발성이 강한 질산암모늄 2750톤이 한 창고에 방치돼 있었다"고 발표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군부 관료들의 의견이라면서 "끔찍한 폭탄 공격으로 보인다"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제거대상으로 여기는 이스라엘이 사주한 테러 공격이라는 관측과 맞물려 주목된다. 이때문에 이스라엘 정부는 즉각 "이번 폭발 사건과 이스라엘은 전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미국 국방부 관료 3명은 익명을 전제로 한 CNN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근거로 그런 주장을 했는지 모른다"면서 "이번 폭발이 테러 공격이라는 징후는 없다"고 반박했다. 테러 공격으로 판단했다면 자동적으로 이 지역에 주둔한 미군과 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병력 증강 배치가 이뤄지게 돼있다는 것이다.
만일 이번 폭발이 질산암모늄에 의한 것이라면, 레바논 당국의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폭발 원인으로 레바논 정부가 지목한 질산암모늄은 당국이 오래 전에 압수한 것이다. 디아브 총리는 "2750톤에 달하는 질산암모늄이 지난 6년간 사전 예방조치 없이 창고에 있었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발생한 대규모 폭발에 따른 한국인 인명피해는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외교부는 5일 폭발 사고와 관련한 우리 국민 피해 여부에 대해 “주레바논대사관은 사고 직후 현지 재외국민 단체 채팅방 등을 통해 우리 국민 피해 여부를 확인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접수된 인명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레바논에는 유엔 평화유지 활동을 위해 파견된 동명부대 280여 명 외에 국민 140여명이 체류 중이라고 외교부는 전했다.
[이승선 기자(editor2@pressian.com)]
- Copyrights ©PRESSia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