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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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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發 흔들리는 국내 미디어 생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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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급성장하며 산업별 영향력 커져 콘텐츠 제작환경 개선...국내 플랫폼 경쟁력 하락 [비즈니스워치] 이유미 기자 youm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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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급성장하면서 국내 미디어 생태계 강자가 됐다. 넷플릭스가 국내 미디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히 OTT 시장의 점유율뿐 만은 아니다.

국내 인터넷TV(IPTV)기업들은 망사용료 이슈에도 넷플릭스와 제휴를 맺었다. 또 넷플릭스의 추천 알고리즘과 N스크린 전략, 높은 퀄리티의 콘텐츠 제공은 국내 사용자들을 빠른 속도로 흡수했으며 콘텐츠 제작 환경에도 변화를 줬다.

국내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9월 기준 넷플릭스 월 사용자수는 90만명이었다. 반면 당시 '옥수수'는 278만명, '비디오포털'은 251만명, '푹'은 123만명, '올레TV모바일'은 118만명이었다. 당시만해도 넷플릭스는 해외 드라마를 좋아하는 매니아층이 즐겨 이용하는 플랫폼이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높은 퀄리티의 콘텐츠를 꾸준히 공급하고 자체 독점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사용자수를 빠른 속도로 늘렸다. 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월간 OTT별 통합순이용자수는 넷플릭스가 736만명을 기록해 티빙(395만명)과 웨이브(394만명)를 크게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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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 시장 흔드는 넷플릭스

가장 최근 넷플릭스의 영향력을 다시한번 느낄 수 있었던 곳은 인터넷TV(IPTV) 시장이다. KT는 넷플릭스와 제휴를 맺고 이달 초부터 KT IPTV인 올레tv에서 넷플릭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넷플릭스는 그간 LG유플러스의 IPTV에 콘텐츠를 독점 제공했다. 올해 1분기 LG유플러스의 IPTV 가입자가 10% 이상 증가하는 등 미디어 부문 성장에 넷플릭스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IPTV 3사 중 유일하게 SK브로드밴드만 넷플릭스 콘텐츠 공급에서 제외됐다.

콘텐츠 수급 경쟁력을 위해서는 넷플릭스 콘텐츠 제휴가 중요한 요소이지만 국내 IPTV 업체들이 모두 통신사라는 점을 염두하면 넷플릭스와의 제휴는 쉽지 않은 선택이다. 현재 국내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와 콘텐츠제공업체(CP) 간 망사용료 갈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 중심엔 국내 통신사와 글로벌 CP의 분쟁이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와 망사용료 관련 소송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망사용료를 더 받기보다는 미디어 플랫폼 사용자 확보에 보다 중점을 둔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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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넷플릭스와 제휴를 맺고 이달 3일부터 올레tv에서 넷플릭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진=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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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저작권 시장 흔드는 넷플릭스

넷플릭스는 IPTV 시장뿐 아니라 OTT 및 음악저작권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넷플릭스가 직접적인 분쟁을 유발한 것은 아니지만 넷플릭스가 영화·드라마에 삽입한 음악의 저작권료로 매출의 2.5%를 지급하면서 발단이 됐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는 넷플릭스 사례를 들며 매출의 2.5% 지급을, 국내 OTT 업체들은 현행 징수 비율인 0.56% 지급을 각각 주장하고 있다. 징수 비율 0.56%는 기존 '방송물 재전송 서비스 규정'에 따른 것이다.

국내 OTT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방송 다시보기'와 유사하다고 보고 있고, 음저협은 "국제적 표준에 맞춰 저작권료를 달라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OTT는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으로 현재 법제화된 규정이 없는 상황이다.

미디어 플랫폼 '정석'이 돼버린 넷플릭스 성장 공식

국내 미디어 플랫폼 시장에 '넷플릭스발(發)' 분쟁만 있는 것은 아니다. 넷플릭스의 성공 전략이 미디어 플랫폼 시장의 '공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넷플릭스의 추천 알고리즘이 사용자들로부터 주목받으면서 여러 플랫폼에서도 추천 알고리즘에 대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데이터 분석을 통한 추천 알고리즘이 주목받기 전부터 추천 방식을 고민해왔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추천 알고리즘은 DVD 서비스(2007년)를 시작할 때부터 적용했으며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런칭하면서 더욱 세분화해오고 있다"면서 "연령대가 아닌 어떤 콘텐츠를 많이 봤는지가 중요한 취향 기반으로 추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넷플릭스의 N스크린 전략과 광고없는 무제한 시청이 가능한 월 구독 결제 모델은 사용자의 미디어 사용습관으로 자리잡았다. 국내 유료방송 시장에서도 월정액 상품은 있었지만 최신 영화는 별도로 단건 구매가 필요했으며 TV를 통해서만 시청이 가능했다. 하지만 점차 하나의 결제 계정으로 여러 디바이스를 통해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게 됐으며 월 구독 결제로 더 많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되고 있다.

국내 OTT인 '왓챠'는 지난해 말부터 동시접속 요금제를 확대하고 '웨이브'도 콘텐츠마다 이용금액을 지불하는 이전 옥수수 모델과 달리 단일 요금제로 모든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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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힘을 알게 해준 넷플릭스

넷플릭스는 콘텐츠 제작 환경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콘텐츠 투자에 비용을 아끼지 않는 넷플릭스는 콘텐츠가 상품이고 경쟁력의 핵심 요소 중 하나라는 점을 국내 시장에 일깨웠다.

이전 국내 방송 시장은 저가 구도와 결합 상품 경쟁으로 방송 콘텐츠가 제값을 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었다. 중소형 제작사는 제작비 분쟁 이슈가 끊임없이 발생했으며 열악한 제작 환경은 개선되지 않는 문제였다.

넷플릭스는 국내 시장에 진입하면서 영화 '옥자'에 제작비 580억원, 드라마 '킹덤'에 편당 제작비 15억~2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준으로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제작비 규모다. 넷플릭스는 콘텐츠 제작에 대한 자율성을 보장하고 높은 투자를 집행하면서 소위 콘텐츠 채널 유통사가 '갑'이고 콘텐츠 제작사가 '을'이었던 시장을 적어도 동등한 위치로 바로 잡았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넷플릭스가 높은 품질의 작품을 확보하는 비결 중 하나는 실력있는 콘텐츠 제작사들에 대한 권한 위임과 창작에 대한 자유 보장"이라며 "'옥자'는 거액이 투자됐음에도 봉준호 감독에 대한 편집권을 비롯한 제작 전권을 보장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킹덤'도 잔인한 표현상의 문제로 공중파나 케이블에서는 방영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넷플릭스가 제작을 맡은 후 창작자에게 일체 간섭없이 자유를 보장해 독창적인 작품을 탄생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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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로 인해 국내 콘텐츠의 영향력은 높아지고 있지만 국내 미디어 플랫폼 업체는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인터넷 동영상콘텐츠 유통과 소비에 관한 실태조사' 보고서를 통해 "콘텐츠 선호에서 국내 제작 콘텐츠 비중이 높다는 사실이 확인되는 가운데 플랫폼 만족도에서 해외 서비스가 높은 현상이 심화되는 것은 정책 당국의 고민이 필요한 지점"이라고 제언했다.

미디어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콘텐츠에 높은 제작비를 투입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넷플릭스 외에 그만한 규모의 제작비를 충족할 수 있는 국내 기업은 많지 않다"면서 "높아진 제작 비용과 시청자의 기준을 국내 플랫폼 기업이 맞추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고 넷플릭스 콘텐츠 생태계에 종속되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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