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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취재파일] '틱톡 OUT' 이라더니 말 바꾼 트럼프…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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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국제 분야 실시간 뉴스 순위에는 '틱톡'이 오르내렸습니다. 일주일이 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틱톡 제재 언급과 마이크로소프트사(MS)의 틱톡 인수협상 소식이 함께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현지시간 3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어떤 기업이 틱톡 회사를 인수하든 상관없다"며 한발 물러났습니다. 틱톡 제재 카드를 일단 거두며 40여 일의 협상 시한을 줬습니다. 글로벌 시장 확대를 노리는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앱의 운명이 트럼프 대통령의 혀끝에 달린 모양새입니다.

틱톡(TikTok) : 중국 스타트업 '바이트댄스'가 서비스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앱으로, 15초짜리 짧은 동영상을 제작하고 공유하는 기능을 제공. 챌린지, 밈 등 유행을 일으키며 전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음. 틱톡 누적 다운로드 횟수는 20억 건.


● 트럼프의 눈엣가시 된 틱톡…트럼프 대통령의 진짜 속내는?

트럼프 대통령과 틱톡의 악연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의 오클라호마주 유세 현장 관중석이 텅 비었는데, 이때 틱톡 사용자들이 주도해 보이콧 캠페인을 벌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당시 틱톡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유세장 입장권을 예약해놓고 가지 말자는 영상이 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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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는 7월부터 작정하고 틱톡의 보안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틱톡을 통해 사용자들의 개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겁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당신의 사생활 정보가 중국 공산당 손아귀에 들어가길 원한다면 틱톡을 깔아라”라며 살벌한 경고를 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의회도 공화당을 중심으로 틱톡 금지를 주장했습니다.

틱톡은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틱톡의 모 기업 바이트댄스 측은 미국 사용자들의 데이터는 미국에, 그 백업 데이터는 싱가포르에 저장된다며 중국 정부가 통제할 수 없는 ‘민간 기업’임을 강조했습니다. 무역 분쟁, 홍콩 보안법으로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미국 시장에 진출한 중국 소프트웨어 기업에까지 불똥이 튄 듯했습니다. '제2의 화웨이 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7월 31일, MS가 바이트댄스와 틱톡 사업권을 인수하기 위해 협상 중이라는 월스트리트저널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나서 인수 협상에 반대했습니다. 그는 당장 8월부터 ‘틱톡 사용 금지’ 조치를 내릴 것이라며 국제긴급경제권법1)을 동원할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놨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태도에 MS가 인수 협상을 중단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뒤따랐습니다.

1) 국제긴급경제권법 : 미국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국가나 단체, 개인 등에 대해 대통령에게 경제 제재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법안 (1997년 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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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숨 돌린 틱톡…데드라인은 9월 15일

바이트댄스는 어떻게든 틱톡 금지 시나리오를 막고 싶을 겁니다. 틱톡 미국 사용자들은 1억 6천여 명에 달하며 인도, 중국 다음으로 가장 많습니다. 또 만약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틱톡을 제한한다면 관계국들에 영향을 줄 게 뻔합니다. 네덜란드와 호주 정부도 틱톡 사용 제한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매각이 불투명해진 것은 물론 당장 퇴출될 위기에 처했던 틱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을 누그러뜨리면서 한숨 돌렸습니다. 지난 3일,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의 미국 사업 매각 추진에 승인 의사를 밝히면서 오는 9월 15일까지 협상 시한을 줬습니다. 그러면서 “MS는 틱톡의 지분을 30%만 인수하는 게 아니라 전부 사는 게 나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협상 방향도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협상의 대가로 미국 정부가 상당한 액수의 권리금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나온 건 전날 MS사 최고경영자(CEO) 사티아 나델라와 트럼프 대통령이 만난 후였습니다. MS는 “대통령의 우려를 해소하는 것이 중요함을 충분히 알고 있다”면서 “인수 협상을 계속하면서 안보 문제를 완전히 검토하고 미국에 제대로 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며칠 사이 입장을 바꾸게 된 건 11월 대선을 앞두고 젊은 유권자들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나옵니다. 1020 세대를 중심으로 반(反)트럼프 정서가 퍼지는 게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중국 플랫폼 기업을 둘러싼 미중 갈등 막전 막후의 끝이 중국 기업의 매각, 미국 기업의 인수로 끝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을 결속할 수 있는 매력적인 기회가 될 겁니다. 대외적으로는 영향력을 과시하면서 미국 플랫폼 기업의 중국 진출을 위한 협상력을 지키게 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협상 시한까지 한 달 반 정도의 시간이 남았습니다. 지난 일주일 동안 틱톡은 사용 금지, 인수협상 중단, 인수협상 조건부 재개 등 롤러코스터 같았던 시간을 보냈습니다. 바이트댄스가 틱톡 미국 사업을 팔아 넘긴다는 소식에 홈 팀 중국에서는 ‘매국노’ ‘겁쟁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고 하는데요, 과연 틱톡의 앞날은 어떻게 될지 관심이 모입니다.

(구성 : 신정은, 편집 : 김희선,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신정은 기자(silve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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