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모바일 혁명 실패…'오피스'도 구글이 대체
"미래 세대 잃을 수 없다는 판단"…틱톡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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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중국 바이트댄스(Bytedance) 산하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앱)인 '틱톡' 인수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기업인 MS는 대체 왜 춤추는 십대들이 모인 틱톡을 사겠다고 나섰을까.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더버지는 3일(현지시간) MS의 틱톡 인수의 야망은 '데이터'와 '사용자'에 방점을 찍고 있다고 전했다.
틱톡의 전 세계 사용자는 8억명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틱톡으로 자신의 일상을 촬영하며 위치를 공개한다. 틱톡 스타들은 여론을 형성하기도 한다.
문제는 중국 기업인 틱톡이 중국 당국의 규제를 따라야 한다는 점이다.
틱톡은 해외 사용자의 데이터를 중국으로 수집하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밝혔으나, 중국이 국가정보법을 발동한다면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중국은 국가정보법에 '모든 중국 시민은 중국 정보 당국의 활동을 돕고, 지원하며, 협력해야 하며, 이런 활동은 비밀에 부쳐야 한다'고 명시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틱톡에 강한 반감을 드러냈던 이유도 바로 '빅데이터'에 있다.
MS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틱톡의 인수 협상을 밝히며 "MS는 미국 틱톡 사용자의 모든 개인정보를 미국 내에만 저장하겠다"고 밝혔다. 틱톡의 미국 사용자는 1억명가량의 데이터를 '미국에서만' '바르게' 사용하겠다는 약속이다.
MS는 모바일 혁명에 실패한 대표적인 소프트웨어(SW) 기업이다.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가 성장하는 사이 '올드 IT' 기업으로 추락할 위기에 처했다. 소비자를 맞춤형 서비스인 그루브 뮤직, 동작 인식기기인 키넥트(Kinect), 피트니스 서비스인 MS 밴드 등등을 개발하며 수년을 소비했으나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거기에 고전 영역인 MS의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 오피스 프로그램도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구글 독스'가 대체하기 시작한 상황. 더버지는 "따라잡기에 급급한 MS는 미래 세대를 잃을 수 없다는 판단"에 틱톡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틱톡은 MS가 겪고 있는 최근의 부침을 해결하고, 최근 성장한 소프트웨어 회사들은 어떤 식으로 기술을 개발 중인지 확인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슬라마바드=AP/뉴시스] 7월2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한 남성이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앱) 틱톡을 시행 중인 모습. 2020.08.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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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을 통해 그동안 빛을 보지 못한 MS의 프로그램을 소비자들에 제공할 수도 있다. 구글이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스태디아'의 스트리밍을 '유튜브' 서비스와 통합하듯, MS가 자사의 '엑스클라우드(xCloud)'를 '틱톡'과 연계하는 식이다.
MS는 틱톡 인수를 밝히며 "틱톡 사용자들이 사랑한 방식을 토대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버지는 틱톡을 인수한 후에도 MS는 두 회사를 따로 운영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MS가 과거 온라인 화상 통화 프로그램 '스카이프', 핀란드 통신업체 '노키아'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벌인 강압적인 통합이 좋은 결말로 이어지지 않은 데에 대한 교훈이다.
MS의 틱톡 인수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는 아직 예측하기 힘들다. 트럼프 대통령이 매일 트위터에 'MS'와 '틱톡'을 거론하고 있는 상황에서 함부로 움직일 수도 없다.
MS가 블로그를 통해 밝힌 틱톡 인수 결정 발표도 일반적이지 않다. 거래가 성사되기도 전 다른 기업의 인수를 공개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MS의 인수 결정 게시물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 압박의 부산물"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MS는 성명에 "다음 달 15일까지 바이트댄스와 틱톡 미국 내 사업을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몇 주 동안 MS와 틱톡, 나아가 미국과 중국의 협상은 우여곡절을 겪을 것으로 예측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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