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의 월세화 가속?…“얼토당토않은 이야기” 일축
지난 1일 서울 여의도에서 6·17규제소급적용 피해자모임, 임대사업자협회 추인위원회 등 부동산 관련단체 회원들이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임대차 3법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의 ‘5분 연설’을 겨냥해 “부동산 전문가라는 사람이 말도 안 되는 말을 했다”며 “거기에 박수를 친다는 것 자체가 서민과 약자를 위한 부동산과 주거 문제를 바라보는 사람이 대한민국에 없구나 느꼈다”고 한탄했다.
김헌동 경실련 부동산건설계획본부장은 4일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임대차 3법을 놓고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되리란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는 것과 관련,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김 본부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현재 돈을 한 100억원 정도 갖고 있는 사람이 집을 10채 가지고 있으면 돈이 풍부하기 때문에 굳이 전세를 놓을 필요가 없다. 돈이 많은 사람은 월세를 받고 있다”며 “그런데 돈이 한 10억~20억원 밖에 없는데 집이 10채 있는 사람은 전세가 손해인 줄 알면서도 전세를 다 놓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갭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전세 계약 기간이 2년에서 4년으로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4년 안에 엄청난 돈이 어디서 조달되거나 소득이 생기지 않는다면 전세를 그대로 유지할 수밖에 없다”며 “전세 물량이 감소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단언했다.
앞서 윤 의원이 ‘저는 임차인입니다’로 시작하는 5분 연설에서 전세의 월세화를 강하게 우려한 것을 놓고도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 뉴시스 |
김 본부장은 “저는 그분이 부동산 전문가고 경제 전문가라는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했는지”라며 “그걸 또 박수를 친다는 것 자체가 서민과 약자를 위해서 부동산과 주거 문제를 바라보는 사람이 우리 대한민국에 정말 없구나 생각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 본부장은 국회의원 등 고위 공직자가 ‘다주택자’이며 집값 상승의 이득을 크게 보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의지가 현저히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그는 “로또가 너무 많아서 다 로또를 맞았다. 지금 이낙연 전 총리는 1999년에 2억원에 샀던 아파트가 작년에 22억 돼서 20억을 벌었다. 국회의장께서는 2000년에 8억 하던 아파트가 58억이 됐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연합 관계자들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서울 집값 상승실태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
또 “우리나라 국회의원과 정부와 관료가 자기들 집값 올리는 것만 신경을 쓰고 있다. 이 사람들이 다주택자가 40%다. 집을 자기들은 여러 채 가지고 있으니까 집을 많이 가진 사람에게 유리한 제도를 계속 쓴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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