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업 대가 차원에서 요구
WSJ “금융위기에나 있을 이례적인 일”
모기업 바이트댄스, 런던에 본사 설립 추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기업이 중국 동영상 소셜미디어 틱톡을 인수하면 일종의 수수료를 정부에 내야 한다고 3일(현지시간) 주장했다. [EP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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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중국 동영상 소셜미디어 틱톡 인수 시한을 9월 15일까지로 못 박은 가운데, 매각이 성사되면 그 대가로 정부에 수수료를 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틱톡은 미국에서 영업을 하지 못하면 아무 것도 없다”면서 “매각 가격 중 상당 부분은 재무부에 들어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정부가 받아야 할 돈이 부동산 매매거래 시 중개인에게 지급하는 웃돈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선 인기가 있는 부동산을 얻기 위해 세입자가 중개인에게 수수료나 팁 명목으로 돈을 더 얹어 준다. 이와 마찬가지로 틱톡이 미국이라는 중요한 사업터전을 확보했고, 그 과정에서 미국 정부가 중개인 역할을 한 만큼 돈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틱톡 브랜드는 인기가 있다. 훌륭한 자산”이라고 높이 평가했지만 “미국의 승인을 받지 않는 한 미국의 큰 자산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차 “재무부가 많은 돈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CNBC방송은 이 같은 요구가 현실화하면 틱톡 인수가격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틱톡의 기업가치는 약 500억달러로 평가된다.
WSJ에 따르면 재무부는 기업들로부터 금전적 보상을 받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금융위기 같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에서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재무부와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 인수 주체가 MS일 필요는 없으며 “대기업, 보안업체, 아주 미국적인 기업, 어느 곳도 상관 없다”고 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에 대해 MS 외에도 최소 두 곳이 틱톡 모기업인 바이트댄스와 인수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런가하면 MS의 틱톡 인수 방법에 대해 “30%를 사는 건 복잡하다”며 “틱톡 전체를 사는게 더 나을 수 있다”고 훈수를 뒀다.
궁지에 몰린 바이트댄스는 틱톡 본사를 중국 베이징이 다른 곳으로 옮겨 ‘중국색’을 빼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한 본사 후보지는 영국 런던으로 알려졌다. 영국 언론은 영국 정부가 이미 틱톡의 런던 본사 설립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틱톡은 공식적인 본사는 없지만 로스앤젤레스에 미국 담당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케빈 메이어 CEO도 이곳에서 활동하는 등 사실상 본사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바이트댄스는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전세계 사용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틱톡 본사를 미국이 아닌 다른 곳에 두는 방안을 평가해왔다”고 밝혔다. SCMP는 바이트댄스가 영국 정부에 30억파운드에 달하는 투자 계획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언론은 ‘틱톡 지키기’에 적극 나섰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화웨이 퇴출에 이어 틱톡 금지가 기술 패권을 지키기 위한 미국의 정치적 공세로 해석하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틱톡에 대한 미국 정부의 조치는 다른 중국 기술기업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면서 “이들은 너무도 불합리한 미국 정부에 맞서 핵심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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