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세계일보 언론사 이미지

‘대권주자 3위’ 윤석열, 정부 뼈 때리는 일침? “민주주의 허울 쓴 독재·전체주의 배격”

세계일보
원문보기

‘대권주자 3위’ 윤석열, 정부 뼈 때리는 일침? “민주주의 허울 쓴 독재·전체주의 배격”

서울구름많음 / 0.0 °
침묵 깬 윤 총장, 신임검사 임관식서 “권력형 비리 당당히 맞서야”

잇단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이어 차기 대권주자 3위에 오른 윤석열(사진) 검찰총장이 침묵을 깨고 “권력형 비리에 당당히 맞서야 한다”, “민주주의 허울 쓴 독재와 전체주의 배격해야 한다” 등 메시지를 전했다.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관련 갈등 후 첫 공식 발언이란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윤 총장은 지난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검사 임관식에서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고 집행돼야 한다. 앞으로 여러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정의롭게 법 집행을 해야 한다”라며 “특히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는 국민 모두가 잠재적 이해당사자와 피해자라는 점을 명심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법 집행 권한을 엄정하게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권의 사퇴 압박에 침묵을 지켜온 윤 총장이 절대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이날 윤 총장은 “검사는 언제나 헌법 가치를 지킨다는 엄숙한 마음 자세를 가져야 한다”라며 “우리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라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윤 총장은 “검사가 하는 일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설득”이라며 “자기 생각을 동료와 상급자에게 설득하여 검찰 조직의 의사가 되게 하고, 법원을 설득하여 국가의 의사가 되게 하며, 그 과정에서 수사대상자와 국민을 설득하여 공감과 보편적 정당성을 얻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는 검언유착 사건 수사과정에서 자신의 지휘권이 박탈당하고 ‘검사간 육탄전’ 등이 벌어진 데 대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윤 총장은 “선배들의 지도와 검찰의 결재 시스템은 명령과 복종이 아니라 설득과 소통의 과정”이라며 “여러분은 선배들의 지도를 받아 배우면서도 늘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개진하고 선배들의 의견도 경청해야 한다. 열린 자세로 소통하고 설득하려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윤 총장은 “국가와 검찰 조직이 여러분의 지위와 장래를 어떻게 보장해 줄 것인지 묻지 말고 여러분이 국민과 국가를 위해 어떻게 일할 것인지 끊임없이 자문하기 바란다”라며 “저와 선배들은 여러분의 정당한 소신과 열정을 강력히 지지한다. 우리 모두 힘을 합쳐 국민과 함께 하는 검찰, 대한민국의 국민 검찰을 만들자”고 덧붙이며 연설을 마쳤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