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집주인, MS는 세입자....인수성사되면 키머니(key money) 내야"
유명 경제학자 맨슈어 올슨이 말한 '정주형 강도'가 요구하는 대가와 비슷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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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제학자 고(故) 맨슈어 올슨의 ‘깡패(강도) 국가론’이 무엇인지를 3일(현지시간) 보여줬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마이크로소프트(MS)의 틱톡 인수 데드라인을 제시했다. 그는 9월15일 MS나 미국의 다른 기업의 인수가 이뤄지지 않으면 중국 소셜미디어 틱톡의 미국 내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트럼프는 이날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와 훌륭한 대화를 나눴다”며 MS가 틱톡을 사들이기 위해 지불하는 금액 가운데 일부를 미 재무부에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미 정부와 MS의 관계를 집주인과 세입자에 비유했다. 그리고는 “MS가 '키 머니'(key money:권리금)를 내해야 한다. 미국은 상당한 액수의 돈을 받아야 한다. 미국 없이 MS는 아무것도 없을 것이고, 그들은 30% 정도만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이날 말이 미국 실정법상 실현 가능한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트럼프의 모습은 경제학자 올슨이 국가의 기원을 설명한 논문 ‘독재, 민주주의, 그리고 발전(Dictatorship, Democracy, and Development: 1993년)’에서 말한 ‘정주형 도적’과 비슷했다.
올슨에 따르면 정주형 도적은 ‘떠돌이 도적’과는 달리 어느 한 지역에 눌러앉아 주민의 이익을 지켜주고 돈(세금)을 뜯어낸다. 트럼프는 자국 기업(MS)이 싼 값에 틱톡을 살 수 있도록 압박해주고, 대가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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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일부 지분이 아니라 전체 인수도 요구
또 트럼프는 MS가 틱톡의 미 현지 법인 지분 30%가 아닌 전체를 인수한다면 훨씬 더 쉬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MS는 틱톡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와인수협상을 재개했다. 다음 달 15일까지 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인수가 성사되면, MS는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ᆞ호주ᆞ뉴질랜드에서 틱톡이 하는 비즈니스를 다 넘겨받는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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