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검사 신고식서 작심 발언
“권력형 비리에 당당하게 맞서야”
정부·여권 거센 압박에 소신 밝혀
추미애, 검사 임관식서 檢개혁 강조
“권력형 비리에 당당하게 맞서야”
정부·여권 거센 압박에 소신 밝혀
추미애, 검사 임관식서 檢개혁 강조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대검찰청에서 신임 검사들에게 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윤석열(사진) 검찰총장은 3일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를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정권 핵심을 겨냥한 수사를 하다 사퇴 압박을 받아온 윤 총장이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작심 발언’을 한 것으로 보여 파장이 예상된다.
윤 총장은 이날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대의제와 다수결 원리에 따라 법이 제정되지만 일단 제정된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고 집행돼야 한다”며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는 국민 모두가 잠재적 이해당사자와 피해자라는 점을 명심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법집행 권한을 엄정하게 행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모든 이가 법 앞에 평등하며 권력자라도 범죄 혐의가 있으면 수사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한 것으로 분석된다.
윤 총장은 특히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형사법이 헌법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법률이고 평등 대신 자유만 내세울 경우 민주주의의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현 정부 들어 여권과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검찰 수사에 대한 비판이 일고 검찰에 대한 압박이 계속되자 윤 총장이 소신의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윤 총장 발언은 일반적으로 밝힐 수 있는 소신으로 볼 수 있으나 4·15 총선 후 거대 여당 출범으로 국회에서 정치권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갈등 상황과도 겹쳐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3일 오후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임검사 임관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
반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앞서 열린 신임검사 임관식에서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행사하면 필연적으로 권한남용과 인권침해가 발생한다”며 검찰 개혁을 부각해 윤 총장과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추 장관은 또 “권력기관 개혁은 국민의 열망을 담은 시대적 과제”라며 “검찰에 집중된 과도한 권한은 분산하고 검경이 상호 견제하고 균형을 이뤄 민주적인 형사사법제도로 가기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고 자평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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