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부터 4선 중진까지 주말 내내 ‘윤희숙’ 얘기
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이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
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초선)이 국회 본회의에서 한 ‘5분 연설’ 한 방에 더불어민주당이 중심을 잃고 흔들리는 모양새다. 주말 내내 윤 의원의 인식이 틀렸다거나 이미지 가공인 것 같다는 식의 비판이 꼬리를 물더니 되레 칭찬하는 반응까지 나왔다. 176석 거대 여당 민주당이 ‘윤희숙의 5분’과 싸우는 것조차 힘겨워한다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
민주당 안민석 의원(4선)은 2일 SNS에 올린 글에서 윤 의원과 관련, “통합당 경제혁신위원장으로서 당당하기 위해 2가구 중 1가구를 내놓았다고 하니 신선한 충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꼼수가 아닌 진정성이 있는 행동이라면 칭찬할 일”이라며 “야당이라도 본받을 건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윤 의원은 지난달 29일 “서울과 세종에 주택 한 채씩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국회 기획재정위 활동을 하면서 어떤 불필요한 빌미도 주고 싶지 않아 세종시 주택을 처분했다”고 밝혔다.
이 점을 들어 안 의원은 “여야 할 것 없이 말로는 서민을 위해 하늘의 별이라도 따올 것처럼 가식과 위선의 정치인들이 많은 세상”이라면서 “여야 의원들이 윤희숙 의원처럼 모두 1가구 1주택을 자발적으로 실천하면 부동산 정책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듯하다”고 윤 의원을 극구 칭찬했다.
이는 지난달 30일 윤 의원의 국회 본회의 자유발언이 커다란 화제가 되고 난 뒤 윤 의원 공격에 나선 민주당 의원들과는 확실히 ‘결’이 다르다. 민주당 윤준병 의원(초선)은 ‘임대차 3법이 전세제도를 소멸시킬 것’이란 윤 의원의 본회의 발언과 관련, SNS에 올린 글에서 “전세가 월세로 전환하는 것은 나쁜 현상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어 “전세제도가 소멸하는 것을 아쉬워하는 분들이 계신다”며 “이분들의 의식 수준이 과거 개발시대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의 의식 수준이 과거 개발시대에 있다고 꼬집은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박범계, 안민석 의원(왼쪽부터). 연합뉴스 |
민주당 박범계 의원(3선)도 SNS 글을 통해 “(윤 의원이) 결국 하고 싶은 건 임대인 이야기였다”며 “윤 의원은 자신이 임차인임을, 그 설움을 연설 처음에 강조했지만 임대인 보호를 외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윤 의원을 겨냥해 “소위 오리지널은 아닌데 마치 평생 임차인으로 산 듯 호소하며 이미지 가공하는 것은 좀…”이라고도 했다.
윤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이 주택·상가임대차보호법을 단독 의결하자 자유발언을 통해 “이 법 때문에 전세제도가 너무 빠르게 소멸하는 길에 들어갔다”고 비판했다. 이 연설 동영상은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을 중심으로 화제에 올랐다. “속이 뻥 뚫린다. 보면서 눈물 났다”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보내야 한다” “레전드 영상” 등 댓글이 쇄도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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