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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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10억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중국 동영상 소셜미디어 ‘틱톡’이 미중갈등의 새 뇌관으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안보 위협을 이유로 미국 내 틱톡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밝힌 후 틱톡의 매각협상마저 사실상 무위로 돌아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나는 비상경제권법이나 행정명령을 사용할 권한이 있다”며 틱톡 사용을 금지할 뜻을 밝혔다. 그는 “빠르면 이달 1일부터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했지만 이날도 미국 내 틱톡 서비스는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다만 미 언론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내 앱스토어에서 틱톡을 차단하는 등 추가 규제에 나설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틱톡은 15초짜리 짧은 동영상에 음악을 입혀 지인들과 공유하는 앱으로 세계 10~20대 젊은층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 이용자 또한 약 300만 명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정보기술(IT) 기업가 장이밍(張一鳴·37)이 2016년 9월 출시한 틱톡이 불과 4년 만에 기업 가치 1000억 달러(약 120조 원)의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배후에 중국 정부의 조직적 후원이 있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1억6500만 명에 달하는 미국 내 이용자 정보가 틱톡을 통해 중국 공산당에 흘러들어간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미국 정부가 사실상 중국 정보기관이라며 보고 있는 중국 최대 통신업체 화웨이 제재가 하드웨어 부문의 규제였다면, 이제 중국 소프트웨어 산업까지 손볼 의도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후 틱톡 인수를 추진하던 미 마이크로소프트(MS)는 틱톡의 미국 내 사업부문의 인수 협상을 잠정 중단했다. 당초 틱톡 모기업 바이트댄스는 이를 MS에 매각한 후에도 일정 지분을 보유할 뜻을 밝혔지만 미중 갈등 여파 등으로 전면 매각을 택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매각 협상 자체가 무위로 돌아갔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빌 게이츠 MS 창업주가 반(反)트럼프 성향 인사라는 점을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게이츠 창업주를 동시에 손보려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한다.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틱톡 규제 같은 대중 강경책을 이어가 지지층을 결집시키려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젊은 유권자들의 반발로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젊은이들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반발했다. 틱톡에서 3500만 명의 추종자를 보유한 19세 가수 베이비 애리얼은 “트럼프가 싫다”고 썼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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