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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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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는 역시… MLB 올스타 이름값 하는 키움 러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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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한국 무대를 밟자마자 활약을 펼치고 있는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애디슨 러셀.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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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불허전이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새 외국인 선수 애디슨 러셀(26·미국)이 KBO리그를 휩쓸고 있다. 메이저리그 올스타 유격수다운 활약이다.

키움은 5월 말 테일러 모터를 방출한 뒤, 6월 20일 러셀 영입을 발표했다. 팬 반응은 뜨거웠다. 러셀은 2016년 시카고 컵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당시 주전 유격수다. 그해 올스타로도 뽑혔다. 지난해까지 빅리그에서 통산 60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2, 60홈런, 253타점을 올렸다.

그간의 외국인 선수와 비교해 경력이 빼어난 데다 나이까지 어리다. 러셀은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가 됐으나 계약하지 못해 무적(無籍) 상태였고, 한국에 올 수 있었다. 러셀의 에이전트는 류현진을 대리하는 스캇 보라스다. 올 시즌을 한국에서 소화한 뒤, 내년에 새 둥지를 찾을 계획으로 보인다.

러셀은 2군에서 두 경기를 뛰며 감각을 조율하더니, 1군 데뷔전부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지난달 2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3번 타자로 나와 세 타석 만에 첫 안타를 쳤다. 이어진 타석이 극적이었다. 두산은 9회 초 1사 2, 3루에서 당일 홈런을 친 김하성을 고의4구로 걸렀다. 다음 타자 러셀은 초구를 때려 2타점 적시타를 만들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앞 타자) 고의4구는 미안했다. 공수 모두 한 단계 위 수준"이라며 러셀의 실력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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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에서도 러셀은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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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약은 이어졌다. 지난달 3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세 경기 만에 첫 홈런을 신고했다. 가볍게 방망이를 돌렸는데 타구는 미사일처럼 날아가 좌중간 담장을 넘어갔다. 러셀은 손혁 키움 감독으로부터 모형 바주카포를 받아 세리머니를 펼쳤다. 다음날 경기에선 3안타를 쳤다. 1일까지 20타수 8안타 1홈런 6타점이다.

그렇지 않아도 이정후, 김하성, 박병호, 서건창, 김혜성 등이 포진한 키움 타선은 러셀의 가세로 더욱 강력해졌다. 최근 주춤한 박병호가 6번 타순으로 내려가고, 러셀과 이정후가 3, 4번에 배치됐는데 어색함이 없다.

수비도 빈틈없다. 미국에서 주로 유격수나 2루수를 맡았던 러셀은 9개월의 실전 공백이 무색할 만큼 탄탄한 수비를 펼쳤다. 주루 플레이도 적극적이다. "소속팀이 히어로즈인데 어떤 영웅을 좋아하냐"는 질문에 러셀은 "수퍼맨을 좋아한다"고 대답했다. 지금 러셀 모습이 마치 수퍼맨 같다.

러셀 영입 당시 키움은 포지션 중복 문제를 고민했다. 김하성(3루수·유격수), 김혜성(2루수·유격수), 서건창(2루수·지명타자)이 러셀과 같은 포지션에서 뛴다. 김혜성이 좌익수로도 자리를 옮기면서 문제가 해결됐다. 손혁 감독은 "체력 안배에도 도움이 된다"며 네 선수를 다양하게 활용할 뜻을 밝혔다.

러셀의 활약은 키움의 상승세로도 이어졌다. 키움은 러셀이 가세한 이후 네 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5연승을 달린 키움은 두산 베어스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선두 NC 다이노스도 추격할 기세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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