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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틱톡의 새 주인 찾기

中 싫어 틱톡 막더니, 빌게이츠 싫어 인수협상도 막는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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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동영상 앱인 틱톡의 미국 내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틱톡을 인수하려는 미국 기업에도 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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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중국 동영상 어플리케이션인 틱톡의 사용을 미국 내에서 금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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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틱톡의 모기업인 중국 인터넷기업 바이트 댄스가 틱톡의 미국 사업을 전면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미국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이후 백악관과 합의점을 찾으려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바이트 댄스는 당초 마이크로소프트(MS)와 틱톡의 미국 사업 매각 협상을 벌이면서 소수지분을 유지하려 했다. 그러나 백악관이 이를 거부하면서 바이트 댄스는 미국에서 완전히 철수하고 MS가 이를 인수하는 안을 새로 제안했다. MS가 모든 미국인 이용자 정보를 보호할 책임을 안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MS가 틱톡 인수 협상을 잠정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그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있었다. MS가 틱톡을 인수하는 것이 백악관의 뜻에 부합한다고 믿고 협상을 진행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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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는 틱톡을 인수하려고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부정적인 반응에 막혀 인수를 잠정 중단했다. 사진은 빌 게이츠 MS 창립자가 지난해 글로벌 펀드가 주최한 에이즈 퇴치를 위한 행사에 참여해 발언하고 있는 모습. 민주당 성향인 빌 게이츠를 겨냥해 최근 미국 극우파 사이에서 '빌 게이츠 음모론'이 쏟아져 나왔다. 코로나 19 퇴치를 위한 백신 개발에 기부한 빌 게이츠가 세계인을 백신의 노예로 만들려고 일부러 코로나 바이러스를 유포했다는 황당한 주장이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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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제동에 향후 협상전망도 불투명해진 상태다.

한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에 틱톡이 앞으로 3년간 미국에서 최대 1만명의 일자리를 더 만들기로 합의하는 등 양보안을 내놨지만, 대통령이 입장을 바꿀지는 분명치 않다"고 밝혔다. 틱톡 아메리카의 바네사 파파스 총책임자는 "틱톡은 현재 미국에서 1500명의 현지인을 고용하고 있으며 앞으로 3년간 미국에 1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악을 입힌 짧은 동영상을 공유할 수 있는 틱톡은 미국에서 10~20대가 주로 쓰는 동영상 앱이다. 미국에만 사용자가 1억6500만명이며 하루 이용자는 8000만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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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와 멀린다 게이츠(가운데) 부부가 2016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오른쪽 두 번째)이 주는 대통령 자유의 메달을 받는 모습 [백악관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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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입장에서 틱톡을 공격하는 것은 여러 효과가 있다. 우선 중국을 견제하는 효과다. 여기에 MS의 인수 건에 제동을 걸면서 민주당 성향 기업인의 대표 격인 빌 게이츠 MS 창업자에 대한 견제의식도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빌 게이츠는 최근에도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언급을 했다. 게이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악화하던 지난 3월, 한 인터뷰에서 "세상에서 국내총생산(GDP) 성장이 가장 중요한 정치인이 있다"면서 "저쪽 구석의 시체 더미를 무시하라고 하는 건 너무 심하다"고 비판했다. 이는 "부활절(4월 12일)까지는 경제 활동을 재개하고 싶다"던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한 발언이다.

앞서 2016년 빌 게이츠는 트럼프의 정적이던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하면서 민주당에 힘을 실었다. 당시 그는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은 힐러리와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더 많은 경험을 했다"고 언급했다. 빌 게이츠 부부는 버락 오바마 재임 당시 '대통령 자유의 메달'을 받았다. 자유의 메달은 민간인에게 주어지는 최고 명예로 미국 정부가 세계 평화, 국가 안보, 문화 전파 등에 기여한 인물에게 주는 상이다.

이런 정치적 배경 때문에 빌 게이츠는 미국 보수파에 찍힌 상태다. 일부 극우성향의 네티즌들은 '빌 게이츠 괴담'을 만들어내 인터넷상에 퍼뜨리기도 했다. 빌 게이츠가 전 지구인을 자신이 개발한 백신의 노예로 삼으려고 코로나바이러스를 만들었다는 다소 황당한 주장이다.



털사의 악몽 탓에 틱톡, 눈엣가시?



하고 많은 중국 기업 중에 틱톡이 타깃이 된 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뼈아픈 '털사의 악몽' 때문이라고 CNN이 보도했다. 지난 6월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는 흥행 참패로 끝났다. 온라인상에 참가하겠다고 신청을 하고 당일날 가지 않아 유세장이 텅텅 비었던 것. 그때 10대들이 이용한 앱이 바로 틱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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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는 흥행참패로 끝났다. 온라인 상에서 참가 신청을 하고도 현장에 가지 않아 유세장이 텅텅 비었던 것. 이 때 사용된 앱이 틱톡이었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21일 털사 유세를 마치고 지친 모습으로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모습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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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 당황..."우회해서 써야하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틱톡의 미국 내 사용금지 방침을 공언하자 미국 내 이용자들은 당황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미국 내 틱톡 사용을 막을 것이라고 언급한 뒤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틱톡에서 스타가 된 이들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전했다. 틱톡에 340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19세 가수 베이비 애리얼은 "트럼프가 싫다"고 썼다. 그는 틱톡에서만 18억개의 '좋아요'를 받은 인플루언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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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에 3400만명이 넘는 팬을 거느린 베이비 애리얼 [틱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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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시민자유연합(ACLU)은 "틱톡처럼 많은 미국인이 소통을 위해 이용하는 앱을 금지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일이며 기술적으로도 비현실적이다"라고 비판했다. 일부 이용자들은 미국 내 사용자도 틱톡 사용이 가능한 나라에서 접속하는 것처럼 우회로를 찾을 방법을 찾고 있다고 CNN이 보도했다. 페이스북 등 미국 SNS가 막힌 중국에서도 우회로를 통해 접속이 가능한 것과 같은 원리다.



중국, "역효과 낼 것" 반발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역효과를 낼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2일 "틱톡 사용 전면 금지나 틱톡 미국 사업 매각 같은 조치는 근시안적인 정치적 억압이다"면서 "미국 시장에 대한 기업의 신뢰를 저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쑨리젠 푸단대학 금융연구센터 소장은 틱톡 사태로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이 중국으로 돌아오는 추세를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기업이 최악의 시나리오에 준비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틱톡은 시장에 다양한 선택을 제공하고 각국 SNS 시장의 발전에 이바지했다"면서 "미국은 중국 기업들에 개방적이고 공정하며 차별 없는 환경을 제공하고 무역의 정치화는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CNN은 "틱톡 안에서 커리어를 쌓고 돈을 벌면서 틱톡에 의존하는 미국인들이 늘어났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보도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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