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의 중국 모회사 바이트댄스는 '울며 겨자먹기'로 틱톡의 미국 내 사업을 매각해 돈이라도 챙기며 떠나고 싶어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트댄스가 매각금을 챙기는 것조차 허용할 수 없다며 마이크로소프트(MS)의 틱톡 미국 내 사업 인수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1일(현지시간)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바이트댄스가 MS에게 미국 내 사업을 완전히 매각하고 미국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미국에서 틱톡 사용을 전면 금지하기로 결정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이같이 결정한 것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당초 MS와 틱톡의 미국 사업 매각 협상을 벌이면서 소수 지분이라도 유지하려고 했다. 그러나 백악관이 이를 거부하자 바이트댄스는 미국에서 완전히 철수하고 MS가 이를 인수하는 거래안을 새로 제안했다. 이 제안에 따르면 매각이 성사될 경우 MS가 미국인 이용자 정보를 보호할 책임을 떠안게 된다. 관계자는 MS 외에 다른 미국기업이 틱톡을 인수할 가능성도 있고, 미국에 기반을 둔 일부 바이트댄스 투자자들에게 틱톡의 지분 일부를 확보할 기회가 주어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틱톡 인수 협상은 중단됐다고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하자 상황은 급변했다. 관계자들은 MS가 틱톡을 인수하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에 부합한다고 믿고 협상을 진행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MS의 틱톡 인수에 부정적인 의사를 나타내 MS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바이트댄스는 향후 3년간 미국 내 일자리 1만개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같은 제안이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관계자는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MS의 틱톡 인수를 반대하는 이유는 바이트댄스가 매각으로 큰 이익을 거두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WSJ은 해석했다. 바이트댄스 측 입장에서는 어차피 미국 내 알짜 사업이 폐쇄당하는 것을 지켜보느니 많은 돈을 받고 매각하는 것이 이득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MS가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인수하려고 한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에도 "강하게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CNBC 등은 전한 바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31일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틱톡을 미국에서 사용 금지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내가 그 권한이 있고 대통령 명령 같은 것으로 (금지 명령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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