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월북한 탈북민 김모(24) 씨의 모습이 군 감시장비에 7회 포착된 것으로 확인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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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최근 월북한 탈북민 김모(24) 씨의 모습이 군 감시장비에 7회 포착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전방 감시병들은 강에 떠다니는 부유물과 혼동해 김씨의 월북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은 경계태세 지휘 챔임을 물어 해병대 2사단장은 보직해임하고 지휘책임이 있는 해병대사령관과 육군 수도군단장에게는 엄중 경고 조치를 취했다.
31일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전비태세검열단 조사결과 "김씨의 월북하는 모습이 중거리ㆍ근거리 감시카메라에 7회 포착됐지만 강위에 통나무 등 부유물과 혼동해 감시병들이 포착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조사결과에 따라 지휘책임이 있는 해병대 사령관과 육군 수도군단장에게는 엄중경고를 할 예정"이며 "해병대 2사단장은 보직해임하고 관련자들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도 이 사건과 관련해 특별조사단을 꾸려 감찰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합동조사단을 꾸린 경기남부지방경찰청과 별도로 경찰 대응 과정을 살펴보는 중"이라며 "조사 결과에 따라 적절히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탈북한 지 5년이 안돼 경찰 신변 보호를 받고 있었다. 그러나 김씨의 신변을 보호하던 경기 김포경찰서는 성폭행 혐의로 수사 중이었음에도 그가 월북한 사실을 알지 못했다.
합참은 김씨가 지난 18일 2시 18분경 강화군 북동쪽의 월곳리 해안가에 있는 연미정으로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고 밝혔다. 당시 연미정 소초에 설치된 감시카메라에도 이 모습이 포착됐다. 하지만 감시병은 택시의 불빛은 보았지만 특이한 행동으로 보지 않았다. 김씨는 18분뒤인 2시 34분경 연미동 배수로로 이동했고 12분 뒤인 46분경 연미정 인근 배수로를 통해 월북을 시도했다. 합참은 당시 구름이 많고 달빛이 흐린 상태였으며 시정은 3km여서 육안으로는 감시가 불가능했지만 감시장비로 감시가 충분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배수로에 설치된 철조망을 끊고 월북한 것으로 추정된다. 합참은 배수로 인근에서 10개의 철조망조각이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철책 하단에 있는 배수로에도 기본적으로 물이 통과할 수 있는 형태의 스크린은 설치돼 있지만, 김씨가 지상 철책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감시 사각지대인 점을 노렸을 가능성이 있다. 배수로 인근에서는 김씨의 소유로 추정되는 가방도 발견됐다. 합참은 가방안에는 김씨의 통장과 성경책, 구급약품이 들어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일부 군 감시장비에 삭제된 영상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합참은 열열상장비(TOD) 녹화영상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64개의 파일이 삭제된 것을 확인했다"며 "고의로 삭제한 것이 아닌 저장기능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고 복구는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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