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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IBS, 화학반응 기존 상식 깨는 분자 움직임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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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반응 에너지, 열로 사라지지 않고 기계적 에너지로 전환

최고 권위 사이언스에 논문 발표…에너지 패러다임 바꿔

뉴시스

[대전=뉴시스] 화학반응 모식도와 각 분자의 확산계수. (A)는 실험에서 사용된 Click의 반응식으로 촉매가 관여한다. (B)는 반응과정이고 (C)는 핵자기공명영상법으로 관찰한 각 반응물과 촉매의 확산계수 변화다. 반응시간에 따라 확산계수 감소 양상이 뚜렷하게 구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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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화학반응의 기존 상식을 깨는 분자 움직임이 발견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첨단연성물질연구단 스티브 그래닉 단장(UNIST 자연과학부 특훈교수)과 후안 왕 연구위원이 일반적인 화학반응에서 발생하는 에너지가 열로 모두 방출된다는 기존 상식을 뒤집고 화학반응 뒤에 분자가 추진력을 얻어서 확산이 가속되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31일 밝혔다.

추진력 확산은 분자가 주변 분자들과 부딪히면서 생기는 무작위 움직임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분자는 화학반응 때 원자들 사이의 기존 결합을 끊고 새 결합을 형성하면서 다른 물질로 바뀐다. 이 때 발생하는 반응에너지는 국소적인 열 형태로 발산돼 사라지고 분자 움직임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기존 상식이었다.

연구진은 화학반응 시 분자들의 이동을 추적해 반응 뒤 분자 이동성이 거시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발견, 반응에너지가 기계적 에너지로 전환되는 것을 확인했다.

화학반응에서 발생하는 에너지가 분자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기존 상식을 깬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IF 41.845)에 31일자로 게재됐다.(논문명:Boosted molecular mobility during common chemical reactions)

연구진은 액체 용매 속 화학반응에서 증가하는 분자 움직임을 관찰하고 이 움직임이 기존의 열 방출 이론으로 설명되지 않는 동력에 의한 것임을 증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스티브 그래닉 단장 등은 용매 속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을 핵자기공명으로 관찰해 각 반응물 분자의 움직임을 추적했다.

추적 결과, 반응 뒤 분자의 확산이 빨라지며 반응 과정에서 생기는 각 분자의 확산 속도가 서로 다른게 확인됐다. 이는 분자가 열 이외에 다른 동력을 가진다는 의미다.

뉴시스

[대전=뉴시스] 촉매 농도 기울기를 가진 미세유체칩과 용매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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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연구진은 서로 다른 15가지 화학반응에서 나타나는 확산 속도를 분석해 촉매반응과 촉매없는 반응의 확산 양상이 크게 다른 것을 확인, 촉매가 관여하는 반응이 일반 화학반응과 전혀 다른 분자 이동을 야기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어 연구진은 촉매 농도가 불균일한 미세유체칩(미세한 관 안에서 액체 흐름을 조종해 시료를 처리하는 칩)을 준비하고 칩 안에서 용매 움직임을 관찰, 촉매 농도가 작은 쪽으로 용매가 이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반응 횟수 때문이 아니라 촉매 자체가 일반 화학반응과 다른 분자이동을 일으킨다는 결론을 얻었다.

화학반응에서 생기는 에너지가 물질을 이동시키는 기계적 에너지로 바뀐다는 것을 제시한 이번 연구는 기존 화학반응의 에너지 개념을 다시 쓴 연구로 평가받고 있다.

스티브 그래닉 단장은 "이번 실험에서 확인한 반응은 플라스틱 생산과 의생명공학 등에 일반적으로 쓰인다. 분자 움직임을 조절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큰 가치가 있다"며 "분자 단위에서 동력이 필요한 초소형 로봇, 약물전달 연구에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후안 왕 연구위원은 "화학반응에서 발생하는 에너지가 분자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기존 상식을 뒤집고 화학반응 뒤 반응물 분자가 더 빠르게 움직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며 "스스로 움직이는 물질들을 이해하고, 정교한 초소형 기계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kys050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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