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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한국은행이 미국과 지난 3월 맺었던 통화스와프 계약을 6개월 더 연장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초기에 비해선 국내 외환시장이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어 '외화 안전판'으로 꼽히는 한미 통화스와프를 연장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국은행은 30일 오전 3시(미국 동부시간 29일 오후2시) 600억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 만료 시기를 6개월 더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초 올해 9월30일이었던 한미 통화스와프 만료 시기는 내년 3월31일로 미뤄졌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달러화 시장과 국내 외환시장이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며 "통화스와프 규모와 조건은 이전과 같으며, 계약기간만 6개월 더 연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미 통화스와프 만기 연장 조치가 국내 외환시장과 금융시장 안정을 유지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외화자금시장 동향에 따라 경쟁입찰방식으로 외화 대출을 실시해 달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한미 통화스와프에 따른 효과는 지난 3월 체결 당시에도 입증된 바 있다. 실제로 지난 3월19일 밤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실을 발표한 것만으로도 달러화 자금 조달에 대한 불안감이 완화됐다.
당시 3월 초 코로나19가 미국, 유럽까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되면서 국내 주가는 반등하고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며 금융시장은 즉시 반등했다. 그러나 당시한미 통화스와프 계약이 체결된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코스피 지수는 7.4% 오르고, 원·달러 환율은 3.1% 하락한 바 있다.
한미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후 열흘 뒤엔 한은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의 통화스와프 자금을 활용한 경쟁입찰방식 외화대출 실시방안과 일정을 발표하고 자금을 공급했다. 3월31일부터 총 6차례에 걸쳐 198억7200만달러 규모의 자금이 공급된 바 있다.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이 공급된 후엔 환율 변동성이 축소되고, 국내 외화 유동성 사정도 개선되는 등 국내 외환부문이 빠르게 안정됐다.
이날 한미 통화스와프 만기를 연장하는 조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에서 결정됐다. FOMC 정례 회의는 7월 이후엔 9월 15~16일에 열린다. 9월 FOMC는 한미 통화스와프 만기를 보름 앞두고 열리는 만큼, 선제적으로 대응해 불필요한 논란을 없애자는 뜻도 작용했다.
Fed는 FOMC에서 한국 외에도 호주, 뉴질랜드, 브라질, 멕시코, 덴마크, 노르웨이, 싱가포르, 스웨덴 등 총 9개국 중앙은행과 맺었던 통화스와프 계약을 연장하기로 했다. 모두 지난 3월 Fed와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나라들이다. 우리나라는 금융 위기 당시에도 6개월 계약을 맺었다가 두 차례 연장해 총 15개월간 스와프 계약을 유지했다.
이번 통화스와프 연장 조치로 국내 외환시장은 당분간 안정세를 보일 전망이다. 한은을 비롯한 우리 외환당국은 3월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뒤에도 매주 상황을 체크하며 한미 통화스와프 연장이 필요하다는 뜻을 Fed에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시장 상황은 문제가 없지만, 앞으로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한 외환당국 관계자는 "외화 여력은 남아있으면 있을수록 좋다"며 "통화스와프 이후 한 푼도 안 쓰더라도 가지고 있는 것 만으로도 안전판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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