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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與, 윤석열 이어 감사원장도 찍어내기…대놓고 "사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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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9일 오후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재형 감사원장(오른쪽)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며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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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여당이 최재형 감사원장 '찍어내기'에 본격 나섰다. 최 원장을 향해 국회 공식 회의 석상에서 원장 자격이 없다며 "사퇴하라"고 잇따라 촉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또한 최 원장이 청와대가 추천한 감사위원을 '친정부 인사'라는 이유로 거부했다는 의혹도 제기하며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대통령이 임명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이유를 내세워 비판 수위를 높였던 집권여당이 이번에는 역시 정치적으로 독립성이 보장돼야 하는 감사원장을 대상으로 사퇴론까지 들고 나와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29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최 원장을 둘러싼 의혹을 근거로 들며 최 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전체회의는 미래통합당의 불참 속에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만 참석한 채 진행됐다.

신동근 의원은 "감사원장이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특정 원전 마피아의 입장을 반영하고 여러 가지 법률 위반과 위헌적 발상을 하고 있지 않나"라며 "감사원장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해서 불편하고 맞지 않으면 사퇴하세요"라고 말했다. 여당 의원 입에서 최 원장에 대한 사퇴 요구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정치권에선 최 원장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관련 감사와 관련해 '대선에서 41% 지지밖에 얻지 못한 정부의 국정과제가 국민적 합의를 얻었다고 할 수 있겠느냐' '대통령이 시킨다고 다 하느냐'는 등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신 의원은 최 원장을 향해 "대선 불복"이냐고도 몰아붙였다. 신 의원은 "(대선 득표율) 41% 발언을 한 건 사실인 것 같다. 이건 대통령 우롱을 넘어선다"며 "우리 헌법에 대통령 결선 투표제가 없다. 40%든 30%든 대통령은 대통령이다. 대선 불복인가"라고 거세게 몰아세웠다. 소병철 의원도 "법사위를 열어서 저렇게 정치적으로 편향된 감사원을 상대로 질문하는 게 맞는 것인지, 원장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사실상 최 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발언이다. 사무총장을 역임하고 있는 민주당 중진인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회의 도중 최 원장의 답변 자세를 문제 삼으며 "지금 팔짱을 끼고 답변을 하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반면 최 원장은 언론과 여당 의원들의 의혹 제기에 대해 "대통령 지지율을 말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며 "대선 불복이 아니다"고도 말했다. 다만 '대통령이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할 일을 대신했다'고 말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앞서 송갑석 민주당 의원은 최 원장이 고리 1호기 폐쇄 선포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언급한 것에 대해 '한수원 사장이 할 말을 대통령이 하느냐'고 말했다고 했다. 최 원장은 "문 대통령은 에너지 전환 정책의 큰 틀에서 월성 1호기의 조기 폐쇄 관련 정책을 말한 것인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부적절하게 말한 것 같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한편 이날 송 의원은 최 원장이 4월 이후 공석인 감사위원에 대한 청와대의 추천을 받고 '친정부 인사'라는 이유로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감사원장이 '현 정부의 친정부 인사이기 때문에 못한다'는 말까지도 서슴없이 한다고 한다"며 "현 정부 정책을 편드는 사람이기 때문에 (거부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인사 사안은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감사위원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감사원법상 감사위원은 감사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사실상 청와대가 월성1호기 감사 문제로 연일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는 최 원장에 대해 경고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임성현 기자 /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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