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1) 경기사진공동취재단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경기도 종합 부동산 대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7.28/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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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간부급 도청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직원에게 실거주용 1주택을 제외한 나머지를 처분하지 않으면 '인사 불이익'을 주기로 한데 대해 법조계에선 "명백한 위법"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헌법상 보장된 재산권과 공무원 신분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지방공무원법상 위배된다는 지적이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지사가 언급한 '인사상 불이익'이 실제로 시행되거나 타 지자체로 확대될 경우, 고소·고발이 잇따를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지사가 전날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 고위공직자 다주택 처분 조치의 주요 내용에는 '공직자 실거주 1주택 외 처분 권고'가 포함돼 있다. 이에 따르면 4급 이상 도 소속 공무원(시·군 부단체장 포함)과 산하 공공기관의 본부장급 이상 상근 임직원은 올해 연말까지 거주용 1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주택을 모두 처분해야 한다.
만약 권고를 위반할 경우, 내년 인사부터 주택보유 현황이 승진·전보·성과평가에 반영돼 다주택자는 관련 업무에서 배제된다. 공공기관 임직원은 재임용(임기연장), 승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반영된다.
법조계에서는 위법 소지가 다분하다고 본다. 우선 헌법 7조 2항(공무원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보장된다)과 헌법 23조 1항(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된다)에 배치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무조건 위법"이라며 "재산취득 과정에서 불법이 있는게 아닌 이상, 재산이 상대적으로 더 많다고 해서 불이익을 준다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재산권 침해"라고 말했다. 또 "인사상 불이익은 공무원 신분에 위협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헌법 7조에도 위배된다"고 덧붙였다.
지방공무원법 제38조(승진)와 제76조(근무성적의 평정)에도 어긋난다.
해당 법 38조 1항에 따르면 계급 간의 승진임용은 근무성적평정, 경력평정, 그밖의 '능력의 실증'에 따라 하게 돼 있다. 제76조에 따르면 임용권자는 정기 또는 수시로 소속 공무원의 근무성적을 '객관적이고 엄정하게 평정'해 인사관리에 반영해야 한다. 하지만 개인 소유 재산은 공무원 보수·고과 등을 평가할때 '능력의 실증'에 해당되지 않는다.
지방공무원법 25조의6(차별금지) 위반 소지도 있다. 해당 조항은 '임용권자는 소속 공무원을 임용할 때 합리적 이유 없이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차별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한다. 이 지사가 발표한 정책대로라면 4급 이하 공무원은 다주택자라고 하더라도 승진 등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이밖에도 이 지사가 임용권자라는 점에서 인사불이익을 줬을 경우, '징계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인사상 불이익 조처에 대해 불복해 소를 제기할 경우, 인사권자의 재량권 일탈 또는 남용이 되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서초동의 또 다른 변호사는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을 경우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면서 "이때 인사권자의 재량권 일탈 또는 남용이 되는지를 따져봐야 하는데, 법원이 재산문제로 인사 불이익을 준 인사권자의 손을 들어주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공직사회에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경기도의 한 공무원은 "1주택자라 적용 대상은 아니지만 공무원에게도 재산권이 있는데 너무 과한 처사"라며 "이번 조치로 얼마나 물량이 나오겠냐. 다만 정치적으로 승부수는 잘 띄웠다고 본다"고 했다. 반면 또 다른 공무원은 "부동산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이 정책을 입안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 "다만 그 대상을 국장급 이상 1급 공무원 정도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호 기자 b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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