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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 (금)

프랑스 대통령이 고종에게 선물한 도자기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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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초 공개되는 백자 채색 살라미나 병

1888년 사디 카르노 프랑스 대통령(재임 1887∼1894)은 두 해 전 체결한 조불수호조약을 기념해 자국을 대표하는 명품 도자기인 '백자 채색 살라미나(Salamis) 병'을 '백자 채색 클로디옹(Clodion) 병' 한 쌍과 함께 조선 왕실에 선물했습니다.

이에 고종은 12세기에 제작된 비색 청자 대접 두 점과 왕실 공예품인 '반화' 한 쌍을 보내 양국 간의 우애를 다졌습니다.

반화는 놋쇠로 만든 받침 위에 각종 보석류로 나무와 꽃을 만들어 꽂은 조화 장식품입니다.

개항 이후 서양 국가가 수교예물을 선물하고, 조선 왕실이 답례품을 보낸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습니다.

조선과 프랑스의 수교 상징인 '백자 채색 살라미나 병'이 국내 처음으로 공개됩니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내일(29일)부터 10월 4일까지 특별전 '신왕실도자, 조선왕실에서 사용한 서양식 도자기'를 개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살라미나 병을 비롯해 필뤼비트(Pillivuyt) 양식기 한 벌, 백자 색회 고사인물무늬 화병 등 그동안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는 근대 서양식 도자기 40여 점이 처음으로 전시되며, 이를 포함해 프랑스·영국·독일·일본·중국에서 제작된 서양식 도자기 등 약 310건 총 400점의 유물이 선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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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기 빛의 시대로 진입했음을 보여주기 위한 연출 공간의 유리 등갓과 함께 백자 채색 살라미나 병이 공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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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특별전 언론공개회에서 곽희원 연구사는 "1918년까지 덕수궁 석조전에 있던 클로디옹 병이 최근 일본 도쿄 프린스호텔(더 클래식 하우스 아카사카) 1층 레스토랑에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곽 연구사에 따르면 조선왕실의 봉헌예물 기록과 사진 자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1918년 덕수궁 석조전에서 찍은 황실 가족 사진 속에서 클로디옹 병이 있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이후 1930년대 고종의 일곱번째 아들인 영친왕이 거주했던 일본 도쿄 아카사카 저택 사진 속에서 다시 클로디옹 병이 등장했습니다.

곽 연구사는 "1955년 영친왕의 저택이 일본 기업에 매각되며 함께 소유권이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저택은 호텔로 이용됐다가 호텔 신관이 건축되며 현재는 호텔 레스토랑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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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관계자들이 일본, 중국 등에서 온 수입 화병 등 전시물을 관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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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영 국립고궁박물관 관장은 오늘 인사말에서 "코로나19로 지난 3년간 준비한 전시를 국민들이 볼 수 없을까봐 걱정했는데, 전시를 열 수 있어 천만다행"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번 전시에 고종이 프랑스 대통령에게 선물했던 유물들이 코로나19로 오지 못한 게 아쉽다. 이들 유물은 이후 별도의 전시를 통해 선보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ykyo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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