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銀 이어 우리銀도 라임 무역금융펀드 '전액배상' 결정 유보

24일 이사회서 "결정시한 연기 요청" 결정

앞서 하나銀도 "신중검토 필요" 이유로 결정 유보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하나은행에 이어 우리은행도 라임자산운용 무역금융펀드 소비자 피해와 관련한 금융감독원의 '전액 배상 권고안' 수용 여부 결정시한 연기를 요청하기로 했다.

판매액이 가장 큰 우리은행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림에 따라 라임펀드 배상 절차는 험로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24일 이사회를 열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문제가 소비자 보호와 신뢰 회복 차원에서 중대한 사안이라는 점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사실관계에 대한 추가 확인과 좀 더 심도 있는 법률 검토를 위해 수용 여부 결정을 다음 이사회까지 연기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달 30일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는 2018년 11월 이후 판매된 라임 무역금융펀드 분쟁조정 신청 4건에 대해 민법 제109조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를 적용해 100% 배상 권고를 결정했다. 투자상품 원금 전액 배상 권고는 이번이 처음이다. 답변 시한은 오는 27일이다.

해당 펀드 판매 규모는 우리은행이 650억원으로 가장 많다. 신한금융투자가 425억원, 하나은행 364억원, 미래에셋대우 91억원, 신영증권 81억원 등 총 1611억원이다.

하나은행 이사회는 지난 21일 "(금감원) 분조위 결정을 수락할 경우 조정이 성립되고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발생하는 만큼, 수락 여부를 좀 더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다음 이사회 일정까지 수용 여부 결정 시한을 연기해달라고 금감원에 요청했다.

금감원은 이들 은행이 밝힌 요청 사유의 타당성을 검토해 수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다만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가급적 신속하게 결정을 내려줄 책임이 은행 등 판매사들에 있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키코 분쟁 때처럼 판매사들이 계속 결정을 유보하다가 결국 불수용으로 가는 그림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판매사들이 대승적인 결정을 내리지 않는 한 라임 배상 건도 키코처럼 실타래가 꼬여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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