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한국거래소 시세 전광판에 표시된 코스닥 지수 종가.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6.7포인트(0.84%) 오른 801.69로 마감하며 21개월만에 800선을 넘었다. /사진제공=한국거래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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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COVID-19) 충격에도 증권사들이 연이어 예상을 웃도는 '깜짝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소위 '동학개미'로 불린 개인투자자들이 증시로 몰리며 중개 수수료 등 리테일 수익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증권사들은 모두 전년 대비 실적이 크게 증가했거나 시장 예상치보다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12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다고 지난 23일 공시했다.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72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3% 늘었다. 2분기와 반기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이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35% 늘어난 2조5681억원, 영업이익은 39% 증가한 1470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차증권은 상반기 영업이익이 740억원, 당기순이익은 5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5%, 4.8% 증가했다. 현대차증권 역시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이다.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409억원이었지만 시장 전망치(320억원)보단 30% 가량 상회한 깜짝 실적이었다.
교보증권 역시 호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544억원, 순이익은 43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50%, 52.7% 급증했다. 매출액은 2417억원으로 43% 줄었지만 이익은 늘어난 내실있는 실적이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3월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면서 증권사 실적에도 먹구름이 드리웠으나 결과는 전혀 예상 밖이었다. 실적을 이끈 것은 '동학개미'였다. 증시가 3월 급락 이후 4월부터 급반등하면서 주식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8조263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배(96.4%) 급증했다. 증시 반등이 본격화한 4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20조7804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지난달에는 24조원을 돌파했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증시 변동성 상승에 따른 거래대금 급증으로 증권중개 수익이 호조를 보였다"며 "국내외 IB(투자은행) 빅딜과 해외부문 수익 확대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증권 역시 리테일부문에서 위탁매매 이익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 '더 에이치 모바일' 리뉴얼 등 비대면 거래 활성화를 통한 디지털 플랫폼 강화가 효과적이었다는 평가다.
교보증권도 동학개미 덕을 봤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에도 전 사업부문에서 고른 실적을 올렸다"며 "특히 거래대금 상승으로 WM(자산관리) 사업부문의 흑자가 지속됐고, 부동산 IB 실적도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상승했다"고 말했다.
실적 발표를 앞둔 주요 대형 증권사 역시 2분기 실적 기대감이 커진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주요 5개 증권사(한국금융지주,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의 올해 2분기 예상 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60.5% 늘어난 1조1008억원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주식 투자도 크게 늘면서 증권사들의 수익원이 더 확대된 결과다. 주식시장 회복과 금리 하락으로 운용 손익이 크게 증가한 것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김고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일평균 주식 거래대금이 21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45.5% 증가했으며 해외주식 거래대금 증가 추세도 이어지고 있다"며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사모펀드 판매액과 관련해 하반기에 충당금 등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라고 분석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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