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니에 EU 협상 대표 경고
내달 18일 협상 재개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영국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이 연내 타결이 어렵다는 전망이 유럽연합(EU)에서 나왔다. EU는 연내 브렉시트 협상을 마치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는데 사실상 힘들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세계경제에 또 다른 충격을 줄 수 있는 노딜(No Deal) 브렉시트 우려가 점차 커졌다.
23일(현지시간)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는 데이비드 프로스트 영국 총리 유럽보좌관과 영국에서 만나 "브렉시트 협상이 (기한 내) 타결되지 않을 수 있다"며 "양국 간의 견해 차이가 현격하다"고 말했다.
양측은 어선들의 영국 수역에 관한 접근권과 공정환경 경쟁 등의 이슈 등에서 첨예한 대립 양상을 보인다. 특히 수역문제와 관련해 이견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바르니에 대표는 "영국이 거의 모든 EU 어선을 영국 수역에서 몰아내려 한다"며 "이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성토하고 있다.
그는 "EU는 영국 어민들에게 더 혜택이 가는 방안을 합의할 의사가 있다"며 "EU가 영국 어업계의 파멸을 요구하지 않는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지난 수주간의 협상 과정에서 영국은 EU가 이번 협상에서 보여온 해결 노력에 상응하는 수준의 열의와 준비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영국 역시도 협상이 순조롭지 못하다는 점은 인정했다. 프로스트 보좌관은 "불행하게도 7월에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 분명해졌다"면서 "양측 간의 간극이 크다"고 인정했다. 그는 "오는 9월에는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프로스트 보좌관은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대비도 언급했다. 그는 "EU와 합의점을 도출하기 위해 협상을 이어가겠지만 여전히 합의가 도출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 때문에 올해 말까지 이행기 동안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를 대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협상이 타결되지 않는 경우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EU와 영국은 그동안 올해 말로 끝나는 브렉시트 이행기 종료 전에 비준을 마쳐야 한다는 점 때문에 오는 10월 말까지를 협상 시한으로 봤다. 하지만 7월 협상에서 입장 차이만 확인한 터라 이후 협상 역시 순조롭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이견 차이를 좁히는 데 실패한 양측은 일단 여름 휴가를 보내고 다음 달 18일 다시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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