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2 수원 FC 전격 입단
구독자 11만명 유튜버서 변신
선수 가르치다 몸상태 좋아 결심
김호곤·김도균 “공격축구” 합창
구독자 11만명 유튜버서 변신
선수 가르치다 몸상태 좋아 결심
김호곤·김도균 “공격축구” 합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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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희는 유튜브에서 ’가야 돼~“를 외치다가 진짜로 현역 선수로 복귀했다. [사진 수원FC] |
프로축구 K리그2(2부) 수원FC가 은퇴한 조원희(37)까지 영입하며 1부 승격을 향한 열망을 드러냈다.
조원희는 선수등록마감일인 22일 수원FC에 전격 입단했다. 2008년부터 두 시즌 프리미어리그 위건 애슬레틱에서 뛴 조원희는 2018 시즌을 끝으로 수원 삼성에서 은퇴했다. 이후 황의조(보르도)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대상으로 개인 아카데미를 운영했다. 유튜브 채널 ‘이거해조(줘) 원희형’도 론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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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에서 이영표와 일대일 대결을 펼친 조원희. [사진 조원희 유튜브 캡처] |
조원희는 유튜브에 구자철(알가라파) 등 현역 선수를 일대일로 막는 영상을 올려 인기를 끌었다. ‘현역 때보다 몸이 더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원희는 수시로 “가야 대(돼), 가야 대”를 외쳤는데, 이게 인연이 돼 가야대학교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조원희가 방송에서 “차범근과 박지성보다 조원희가 위에 있다”고 농담한 것도 뜨거운 이슈가 됐다. 축구 팬 사이에 ‘조차박(축구는 조원희-차범근-박지성 순이란 의미)’이란 신조어가 유행했다. 이야기를 전해들은 박지성(39)은 “그럼 걔가 맨유에 갔겠지”라고 받아쳤다. 조원희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11만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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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희가 일대일로 자기를 한번도 뚫은적이 없다는 말에, 박지성이 재치있는 말로 받아쳤다. [사진 유튜브 슛포러브 캡처] |
일부 팬들이 ‘원희 형, 선수 복귀 가야 대(돼)’라고 요청했는데, 이게 현실이 됐다. 친정팀 수원 삼성 입단은 무산됐지만, 같은 지역 연고 팀 수원FC 유니폼을 입고 2년 만에 선수로 돌아왔다.
조원희는 23일 “지인들은 ‘(현역 복귀하면) 지금껏 이룬걸 다 잃을 수도 있다’며 걱정했다. 나도 수원FC 좋은 팀 분위기에 민폐 끼치면 어쩌나 고민했다. 김도균 감독님께 ‘합류가 어렵겠다’고 일단 말씀 드렸다가, 밤새 고민한 뒤 결정을 바꿨다. 현역 복귀에 대한 열정을 선택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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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희의 새 소속팀 수원 FC 김도균 감독과 김호곤(왼쪽부터) 단장. 박린 기자 |
22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만난 김도균(43) 수원FC 감독은 “원희가 3주 전쯤 현역 복귀 의지를 내비쳤다. 김호곤(69) 단장님과 논의 끝에 연습경기 60분을 뛰게 해봤다. 몸상태가 생각보다 좋았다. 2주 정도 팀과 손발을 맞추면 쓸 수 있겠다 싶었다. 오른쪽 수비수 최종환이 부상 중인데, 그 자리를 메워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단장도 “(조원희와) 올해 말까지 플레잉 코치로 계약했다. 풍부한 경험이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리그1 수원 삼성이 올여름 외부 영입이 전무한 반면, 시민구단 수원FC는 알짜 영입을 했다는 평가다. 조원희 이외에도 태국 부리람 출신 미드필더 정재용, 전북 현대 공격수 라스 벨트비크를 영입했다.
수원FC는 올 시즌 7승1무3패로 K리그2 선두다. 경기당 2.27골(11경기 25골)을 퍼부어 ‘K리그2판 닥공(닥치고 공격)’으로 주목 받는다. K리그2 득점 선두(11골)에 오른 북한대표 출신 재일교포 3세 안병준도 수원FC 소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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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에서 닥공축구를 펼치고 있는 수원FC 김도균 감독과 김호곤 단장. 박린 기자 |
울산 현대 감독 시절 화끈한 ‘철퇴축구’를 펼쳤던 김 단장은 올 시즌을 앞두고 김도균 감독을 선임하며 “팬들이 환호하는 공격축구를 해보자”고 당부했다. 김 감독은 ‘한 골 잃으면 두 골 넣는 축구’로 화답했다. 19일엔 우승 후보 대전하나시티즌을 4-1로 대파했다.
김 감독은 원정 경기를 떠날 때 항상 65인치 대형 TV를 가져간다. 그는 “전반이 끝난 뒤 실시간으로 중요한 장면 3개를 뽑는다. 라커룸에서 보여주며 전술 변화를 준다”고 했다. 김 단장은 불필요한 숙소 합숙을 없앴고, 경기 전날 선수들이 대신 호텔에서 편히 쉴 수 있게 해줬다.
22일 점심식사 내내 김 감독과 김 단장은 축구를 주제로 이야기 꽃을 피웠다. 김 단장이 “수원FC가 5년 만에 1부리그로 승격해 수원 삼성과 더비전을 한다면 축구도시 수원에 큰 축복일 것”이라고 하자 김 감독이 고개를 끄덕였다. 조원희의 유행어처럼, 지금 수원FC는 한 목소리로 ‘1부 가야 돼’를 외치고 있다.
수원=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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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희는 유튜브에서 ’가야 돼~“를 외치다가 진짜로 현역 선수로 복귀했다. [사진 수원FC]](http://static.news.zumst.com/images/2/2020/07/24/6fa288c5814a4e748e87051498cf10ff.jpg)
![유튜브 채널에서 이영표와 일대일 대결을 펼친 조원희. [사진 조원희 유튜브 캡처]](http://static.news.zumst.com/images/2/2020/07/24/5bd60dc7c1fd4587af0ac366fe28c5f0.jpg)
![조원희가 일대일로 자기를 한번도 뚫은적이 없다는 말에, 박지성이 재치있는 말로 받아쳤다. [사진 유튜브 슛포러브 캡처]](http://static.news.zumst.com/images/2/2020/07/24/27391179fce646f6ad535ecb19b0015a.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