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점 재검토’ 요청 후 한 달 ‘침묵’
계약해지 염두…소송 준비 관측
인수 무산 땐 항공업계 ‘칼바람’
계약해지 염두…소송 준비 관측
인수 무산 땐 항공업계 ‘칼바람’
[경향신문]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가 무산된 가운데 더 큰 규모인 현대산업개발(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건도 백지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아시아나 인수마저 무산될 경우 항공업계에 대규모 구조조정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3일 아시아나의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말 현산 측에 인수협상 재개를 위한 요건이 무엇인지 물었지만 아직까지 답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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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제공 |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가 무산된 가운데 더 큰 규모인 현대산업개발(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건도 백지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아시아나 인수마저 무산될 경우 항공업계에 대규모 구조조정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3일 아시아나의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말 현산 측에 인수협상 재개를 위한 요건이 무엇인지 물었지만 아직까지 답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산은 지난달 9일 장문의 입장문을 내고 채권단에 “인수조건 등을 원점에서 재협의하자”고 요청했다. 지난해 11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발생한 아시아나의 재무구조 악화, 거래 당사자 간 신뢰 훼손 문제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이에 채권단은 “만나서 얘기하자”고 제안했고, 같은 달 25일 정몽규 현산 회장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간 전격 회동으로 이어졌다.
이 회장은 당시 회동에서 “아시아나를 인수하면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정 회장에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협상 재개를 위해 현산 측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도 알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 회장은 그러나 회동 이후 한 달 가까이 지나도록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현산이 아시아나 인수의 걸림돌로 꼽았던 러시아 정부의 해외기업결합승인이 지난 2일 완료된 이후에도 이렇다 할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다. 인수조건 원점 재검토를 요청할 당시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다”던 공식 입장도 최근 애매모호하게 변했다. 현산 측은 이날 인수 의지가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금호와 아시아나에 재점검을 요청한 상황”이라고만 답변했다.
재계는 정 회장의 침묵이 길어지는 점을 들어 현산이 인수보다는 계약해지를 염두에 두고 관련 소송 등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산은 아시아나 인수금액(2조5000억원)의 10%인 2500억원을 이미 계약금으로 냈다. 인수가 무산될 경우 계약금 반환 등을 놓고 현산과 채권단 간 소송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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