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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故박원순 시장 성추행 의혹

“박원순 성추행, 서울중앙지검에 가장 먼저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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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지원단체 “고소 전날 연락”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의 피해자인 전직 비서 A씨 측이 경찰 고소 전날 검찰에 먼저 이 사안을 알렸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A씨 측은 당시 가해자가 박 전 시장이라는 사실도 알렸던 것으로 확인돼 “검찰도 피고소 사실 유출 후보군에 포함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8일 A씨에 대한 경찰 조사 때 작성된 1차 진술서가 외부로 유출됐다는 사실도 추가로 밝혀져 또 다른 파장이 예상된다.

A씨의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22일 진행한 2차 기자회견에서 “지난 7일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여조부)장에게 면담을 요청했고, ‘피고소인 신원을 알아야 면담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는 답을 들었다”며 “그래서 피고소인이 누구인지 말했고, 그 결과 8일 오후 3시에 면담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하지만 7일 저녁 부장검사가 자신의 일정을 이유로 면담을 취소했다”며 “(면담이 불발된 상황에서) 중앙지검에 고소하는 것이 적절치 않을 것 같아 8일 서울지방경찰청(서울청)에 연락해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A씨는 8일 오후 4시30분 서울청에 고소장을 접수한 뒤 다음 날인 9일 새벽 2시30분까지 조사를 받았다. 박 전 시장은 8시간여 뒤인 9일 오전 10시44분쯤 시장 공관을 나선 뒤 실종됐으며 10일 0시1분쯤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 때문에 A씨의 고소 사실이 박 전 시장에게 전달됐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피해자 측 “부장검사가 면담 약속 취소”…중앙지검 “외부에 알리지 않아”

서울청과 서울청 보고를 받은 경찰청 및 청와대,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 등이 피고소 사실 유출 후보로 지목되고 있다. 임 특보는 8일 오후 3시쯤 박 전 시장에게 “실수한 것 있냐. 불미스러운 얘기가 돈다”고 전한 것으로 밝혀졌지만 “당시에는 피고소 사실조차 몰랐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임 특보를 보좌관으로 두고 있었던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관여 의혹도 나온다. 남 의원은 이날 기자들로부터 “성추행 의혹을 사전 인지했느냐” 등의 질문을 받았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검찰도 유출 의혹을 부인했다. 중앙지검 여조부는 기자회견 내용은 사실이라고 인정했지만 “(인지 사실을) 상급기관에 보고하거나 외부에 알린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면담 거부 경위에 대해서도 “유현정 여조부장이 절차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검토해 보고 다시 연락하겠다’고 했으며, 퇴근 무렵 다시 전화해 ‘사전 면담은 어렵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결정이 유 부장검사 단독 판단에 의한 것인지, 상부 지시에 의한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중앙지검) 내부 보고는 어느 선까지 이뤄졌느냐”는 질문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 진술서도 유출, 새 파장 예고=김 변호사는 이날 회견에서 “고소인이 작성한 1차 진술서 유출 경위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경찰 작성 공문서인 진술서가 유출됐다는 건 피고소 사실 유출보다 더 큰 파장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박 전 시장 사망 직후 고소장 내용이라며 SNS로 나돌았던 ‘지라시’의 상당 부분이 진술서 내용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경찰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정유진·편광현·위문희 기자 jung.y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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