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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아침마다 생수 트럭 배달'…수돗물 급식 중단한 인천 학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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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적수 사태 이어 올해 유충까지…피로감 쌓인 학생들

연합뉴스

급식실에 쌓인 생수병
(인천=연합뉴스) 김상연 기자 = 22일 오전 인천시 서구 모 중학교 급식실에서 생수병들이 보관돼 있다. 2020.7.22 goodluck@yna.co.kr



(인천=연합뉴스) 김상연 기자 = "생수를 가득 실은 트럭이 아침마다 학교로 와요."

22일 오전 인천시 서구 모 중학교 급식실 한쪽에는 묶음으로 된 생수병들이 가득 쌓여 있었다.

흰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앞치마를 두른 조리 실무사들은 배식을 1시간여 앞두고 분주하게 움직였다.

'수돗물 유충' 사태가 벌어지고 1주일 넘도록 이 학교에서는 생수를 이용해 모든 음식을 조리하고 있다.

이 학교 영양사는 "가열 조리를 거치지 않는 오이무침 등 생채소 반찬들은 급식 메뉴에서 모두 빠졌다"고 설명했다.

식기 세척은 어쩔 수 없이 수돗물을 사용하고 있지만, 최종 세척을 생수로 마무리하고 있다.

서구 한 고등학교는 매일 아침 학생들에게 500㎖ 생수 1병을 제공하고 있었다.

급식실 급수대와 교내 정수기 사용은 모두 중단된 상황이다.

이 학교 A 교감은 "학생 수가 800명이 넘으니 하루에 500㎖ 생수 900통 이상이 소비되는 것"이라며 "급식실에서도 매일 18.9ℓ짜리 생수통 30개 정도를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수를 사용하고 있는 일부 학교들의 분리수거장에는 크고 작은 빈 생수병들이 가득했다.

연합뉴스

분리수거장 점령한 생수통
(인천=연합뉴스) 김상연 기자 = 22일 오전 인천시 서구 모 중학교에서 생수병들이 분리수거돼 있다. 2020.7.22 goodluck@yna.co.kr



지난해 붉은 수돗물 사태에 이어 1년 만에 수돗물 유충 사태가 발생하면서 학생들이 느끼는 불편함도 커지고 있다.

중학교 1학년생 고모(13)군은 "부모님께 수돗물 유충 얘길 듣고 불안해서 머리도 못 감았다"며 "학교에서 생수를 이용해 음식을 만든다고 해도 걱정스러운 마음이 든다"고 했다.

고등학교 3학년생 강범수(18)군은 "수돗물 문제가 매년 터져 나오니 이제는 피로감이 쌓인다"며 "누굴 탓하고 싶진 않지만, 빨리 이 사태가 해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수돗물 유충이 발생한 서구 왕길동·당하동·원당동·검암동·마전동 등 5개 동의 유치원과 초·중·고교 39곳은 이달 14일부터 수돗물 급식을 중단한 상태다.

지난 20일에는 계양구 소재 중학교와 부평구 소재 고등학교에서 각각 유충 1마리가 발견돼 인천시상수도사업본부에서 현장 조사를 벌였다.

이들 학교는 수돗물 사용이 안정화될 때까지 당분간 생수를 이용해 학생들에게 급식을 제공할 방침이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서구 일부 학교들이 수돗물 급식을 중단한 이후 대체 급식을 하고 있는 타지역 학교는 따로 없다"면서도 "부평·계양구 일대에 유충이 발견되고 있는 만큼 상황을 지켜보면서 추가 조치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9일 유충 민원이 발생한 이후 전날 기준 누적 신고 건수는 814건, 실제 유충 발견 건수는 211건으로 늘었다.

지역별로는 서구가 198건으로 가장 많고 계양구 6건, 부평구 5건, 영종도 2건이다.

수돗물 유충은 강화군에서도 지난 18일 1건 발견됐지만, 검체 검사 결과 유충이 아닌 이물질로 판명돼 통계에서 제외됐다.

goodlu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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