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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피부색은 아이들 괴롭힌다? 싱가포르 아동책 인종차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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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진 곱슬머리·검은 피부색' 부정적 묘사…출판사, 사과·판매 중지

연합뉴스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일으킨 싱가포르의 중국어 아동도서
[Umm Yusof 페이스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싱가포르에서 출판된 한 아동도서가 학교 내 괴롭힘과 특정 피부색을 연관 짓는 듯한 묘사를 해 인종차별 논란이 제기되자 판매가 중단됐다.

22일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A 출판사가 만든 중국어판 아동 도서가 최근 인종차별 논란에 휘말렸다.

5권으로 구성된 이 그림책에서 작가는 기름지고 곱슬곱슬한 머리에다 피부가 검은 소년을 학교 내에서 다른 아이들을 괴롭히는 캐릭터로 묘사했다.

그러나 국립도서관에서 이 책을 빌려 본 에스텔라 영이라는 이용자가 지난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인종차별적 저의가 담겨 있다고 지적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에스텔라는 피부색이 검은 캐릭터만이 구제할 길이 없을 정도로 못된 아이로 묘사된 이유에 대해 출판사에 문제를 제기했다.

'검은 피부색' 캐릭터의 중국어 이름도 명백한 인종차별적 용어가 사용됐다고도 덧붙였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아동도서를 소장한 국립도서관위원회(NLB)는 내용을 살펴보기 위해 주말 동안 책 대여를 잠정 중단했다.

결국 출판사는 전날 성명을 내고 독자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켜 죄송하다며 사과하는 동시에, 어떤 식으로도 차별을 조장하려는 콘텐츠를 생산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출판사는 해당 도서의 판매 및 배포를 중단하겠다면서, 서점에 나간 책들은 회수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싱가포르는 전체 국민의 약 77%가 중국계, 14%가 말레이계, 8%가 인도계 등으로 구성된 다민족 국가다.

이 때문에 싱가포르 정부는 인종에 대한 증오 유발 행위를 엄격하게 금하는 등 인종 간 화합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

이런 노력으로 공적 영역에서는 인종 차별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보이지 않는 인종차별'은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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