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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차기 대선 경쟁

‘李 vs 李’ 재·보궐선거 공천 여부 놓고 신경전…차기 대선 경쟁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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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 주자 지지율 1, 2위를 달리는 민주당 이낙연 의원과 같은 당 소속 이재명 경기 지사 간의 신경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발단은 이 지사가 촉발한 내년 4월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부산시장 후보 공천 여부다. 당 안팎에서는 차기 대선을 노린 두 사람의 경쟁이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그간 서울·부산시장 후보 공천 문제에 대해 말을 아꼈던 이 의원은 21일 라디오에서 “(공천 여부를) 지금부터 당내에서 논란을 벌이는 건 현명하지 않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고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많은데, 당내서 왈가왈부하는 게 현명한가”라고 말했다. 이재명 지사를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이 지사의 재보선 무공천론을 겨냥한 것이다. 이 지사는 전날 민주당이 서울·부산시장 공천을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두 사람의 신경전은 비단 공천 문제에만 그치지 않았다. 이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저도 가난한 농부의 7남매 중 장남으로 자랐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앞서 이 지사가 이 의원을 “엘리트 대학 출신”이라고 칭하며 ‘흙수저 대 엘리트’ 구도를 만든 것에 대한 응수다. 이 의원과 가까운 한 인사는 “가난한 집안 사정 탓에 이 의원은 ‘안 죽으려면 가야지’ 싶어 군대에 입대했을 정도”라며 “그런데도 이 지사가 ‘흙수저 대 엘리트’ 프레임을 만든 것에 이 의원이 상당히 불쾌함을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이라는 한 배에 타고 있지만 두 사람은 “성(姓)씨 빼고는 모든 것이 다 다르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상반된 캐릭터다. 이 의원은 ‘엄중 이낙연’이라는 별칭이 보여주듯이 신중하고 진중한 언행이 트레이드마크다. 이 의원이 총리 시절 보여준 차분한 이슈 대응력과 맞물려 ‘문재인 정부 인사 중 가장 안정감이 있다’는 평가를 낳게 한 핵심 정치적 자산이다. 하지만 총리를 마친 후에는 ‘지나치게 진중한 것 아니냐’는 말도 없지않다. 한 민주당 의원은 “속내를 쉽게 밝히지 않는 진중함이 중도·보수 진영 지지층에게 어필하는 효과도 있지만 동시에 다소 답답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 지사와 비교해 보면 더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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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치고 빠지는 아웃복서 스타일의 이 지사는 각종 현안에 대해 빠르고 거침없이 의견을 밝히고 있다. 내년 4월 서울 부산시장 재보선 공천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도 “제가 답변을 회피하는 건 옳지 않은 것 같다”며 거침없는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이 지사와 가까운 한 의원은 “성남시장 시절 스스로 ‘변방의 사또’라고 했던 이 지사가 지금 자리에 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거침없는 발언이었다”며 “다만 정치적 무게감이 높아진 만큼 언행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변 의견도 많고, 이 지사도 이 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해찬 대표도 이 지사의 무공천 주장에 대해 “그렇게 말하면 계속 시끄럽다. (이 의원이) 답변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연관 정도가 서로 다른 것도 차이 중 하나. 이 의원은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부터 올해 1월까지 역대 최장수 총리로 일했다. 반면 이 지사는 성남시, 경기도를 거쳤지만 청와대와는 거리가 있었다. 여권 관계자는 “이 지사와 달리 이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공과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임기 후반 문 대통령의 지지율 변동에 따라 이 의원과 이 지사의 대결 구도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택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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