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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급식실 수돗물은 괜찮나"…유충 신고 확산에 학교·학부모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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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병에 물 받아 육안 확인 후 조리…날 음식보단 가열 후 제공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인천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산하자 학생들의 식사를 책임지는 학교 급식실도 비상이 걸렸다.

21일 경기 화성의 A 초등학교 영양교사 B 씨는 지난 15일경 인근 아파트 수돗물에서 유충으로 보이는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접한 뒤, 매일 아침 급식실 수돗물부터 확인한다.

재료를 닦고 다듬는 전처리실, 조리실, 세척실 총 3곳의 수돗물을 각각 2리터짜리 패트병에 가득 채워 눈으로 이리저리 살펴본 뒤에야 학생들의 식사 준비를 시작한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물 받은 패트병을 매일 사진 촬영해 기록해 둔다고도 했다.

지난 20일 기준 화성시에 접수된 '수돗물 유충 발견' 신고는 12건이었고, 경기도 전체로는 94건에 달했다.

B 씨는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왔다는 뉴스와 맘카페 글을 보고 학교 급식을 책임지는 영양교사로도 너무 걱정돼 매일 물이 깨끗한지 확인해보고 있다"며 "다행히 아직 어떤 이물질도 발견되지 않았지만, 위생적인 부분이 가장 걱정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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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급식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인근의 또 다른 초등학교 영양사 C 씨 역시 "큰 통에 물을 가득 받아 놓고 이물질이 없는지 매일 확인하고 있다"며 "야채는 날 것으로 주는 대신 가급적 데치는 등 가열해 제공한다"고 말했다.

아직 경기지역 학교 급식실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된 사례는 없지만, 완전히 안전하다는 확신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학부모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화성지역에 초등학생 자녀를 둔 박모 씨는 "집에선 주방이나 화장실에 필터를 설치했기 때문에 수돗물에 이물질이 있더라도 바로 걸러낼 수 있고 눈으로도 바로 확인할 수 있는데, 학교 급식실 수도에 필터가 설치된 것도 아니라 불안하다"며 "유충이 발견되는 원인, 경로 등이 하루빨리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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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인천 서구 지역 맘카페에 올라온 기어가는 유충 모습. 2020.7.14 [독자 촬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경기도교육청은 최근 각 학교로 공문을 보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급식실 위생관리를 보다 철저히 할 것을 당부했다.

무엇보다 전처리 및 조리 전 수돗물에 특이점은 없는지 모니터링하고, 유충 발견 시 관할교육청과 지역상수도사업소에 보고할 것을 안내했다.

또 식단을 짤 때 생채소는 지양하고 가열 조리된 음식 위주로 제공하라고 했다.

도교육청 학교급식협력과 관계자는 "매일 급식실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아직 문제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이물질이 나오는 즉시 급식을 중단하거나 급수를 지원하는 등 대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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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 유충' 관련 경기도교육청의 학교급식 위생안전 관리방안 안내 공문 [경기도교육청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young8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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