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2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고 대법원의 원심 파기환송으로 지사직을 유지하게 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입장을 밝히던 중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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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이재명 상한가'다. 지난 20일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진행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 지사는 18.7%로 이낙연 의원(23.3%)을 바짝 쫓았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지율이 답보하는 동안 5.6%(1월 리얼미터 조사)에서 수직상승을 일궜다. 사법족쇄가 풀리며 웅크려왔던 이 지사가 날개를 달았다는 평가다.
하지만 본격적인 검증은 이제부터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성 정치인들의 빈틈을 날렵하게 파고들어 유력주자가 됐고, 최근 광폭 행보를 펼치고 있다. 기본소득 같은 '이재명표' 정책을 중앙정치에 어떻게 관철하느냐에 따라 '거품'이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당내 경선'도 난제다. 부동의 여권 1위 후보인 이낙연 의원의 존재감 때문이다. 여의도 여권 정치인들은 중앙정치 경험의 부재를 이 지사 약점으로 꼽는다.
당장 당권 레이스에서의 이 지사의 역할이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지사의 당원권 회복과 맞물려, 이 지사가 원외에서도 당내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로 비춰져서다. 당장 당 대표 출사표를 던진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은 이 지사에게 축하 인사에서 "함께 하자"는 메시지를 전한 상태다.
하지만 이 지사로서는 당내 정치 관여가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다. 실제 이낙연, 김부겸 후보 누구에게도 명확한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 한 핵심 관계자는 "도지사가 당권에 개입하거나 관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이 지사도 이와 관련 특별한 코멘트(입장)을 밝히진 않을 것으로 안다"며 "도정에 집중해 도민과 함께 가야지, 지금이 대선 정국도 아니고 당 정치 현안에 개입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무위 회의가 끝난 뒤 국회를 나서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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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 측은 비켜나있는 친문계, SK(정세균)계 김부겸계 등 '여의도 문법'에 끼어들기 보다는 '이재명 문법'으로 돌파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지사의 한 측근은 "친문 등 사람이 아닌 기본소득 등 이재명표 정책 중심으로 세력을 만들어나갈 것"이라며 "이 지사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김세연 전 의원 같은 분과도 함게 논의해보고 싶다'고 한 것처럼 정책 중심으로 외연을 확장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약한 당내 영향력은 현실이다. 지지자들 심리에도 일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는 '계속 지지하겠느냐"는 물음에 이낙연 지지층의 74%가 '계속지지'를 택했으나 이 지사 지지층은 55.3%만이 '계속지지'라고 답했다. 이를 두고 이 지사 한 측근 정치인은 "사실상 대선에서의 당선 가능성을 비틀어 묻는 질문"이라고 해석했다.
당내 이 지사계로 분류되는 한 인사는 "황교안도 지지율 1등 했던 적이 있다. 지지율은 신기루와 같다"며 "이 지사가 지지율 변동에 흔들리지 않고 소신과 정책과 평가를 위해 노력하는 정치인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이 지사도 지난 16일 대법원 판결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미 제게 맡겨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그 다음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는 주권자인 국민께서 정하실 것"이라고 했다. 대권주자론에는 올라타되 일단 몸을 낮추는 신중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다.
이해진 기자 realse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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