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은 아직 뚜렷한 입장 안 밝혀
김부겸 “국민 양해 구하고 후보내야”
이재명.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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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가 내년 4월로 예정된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공천하지 않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20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장사꾼도 신뢰를 유지하려고 손실을 감수한다”며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한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판결로 ‘족쇄’가 풀린 뒤 적극 행보에 나선 이 지시가 민주당이 공식 언급을 꺼리던 당헌(96조 2항)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하는 경우 보궐선거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는 96조 2항을 성추행 혐의를 받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자진 사퇴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사례에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지사는 “이걸 중대 비리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지 않나. 그러면 정말 아프고 손실이 크더라도 기본적인 약속을 지키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며 “정치적으로 도저히 견딜 수 없어서 규정을 바꾼다면, 당이 국민에게 석고대죄하는 정도의 사죄를 해야 한다”고도 했다.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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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민주당 당 대표 후보인 김부겸 전 의원은 “무공천이 원칙이지만, 당원이 원하면 국민에게 양해를 구하고 당헌을 개정해 후보를 내야 한다”는 입장을 냈고, 이낙연 의원은 아직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 지사의 ‘무공천 발언’에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어려운 처지에 놓인 당과 당원들의 아픔을 먼저 보듬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지금 시기에 ‘혼자 멋있기 운동’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정 의원은 “앞으로 이 문제에 왈가왈부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민주당의 중대사는 민주당 당원들께 길을 묻자”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최근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도 ‘존재감’을 보인다. YTN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7일 실시한 여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95% 신뢰수준, ±3.1%포인트)에서 18.7%(2위)로 1위인 이낙연 의원(23.3%)에게 4.6%포인트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4, 6, 7일 실시한 범여권 대선주자 선호도에선 이 지사(20.0%)와 이 의원(28.8%)의 격차가 한 자릿수(8.8%포인트)로 좁혀진 적이 있지만, 오차범위 이내 격차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지사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의원에 대해 “훌륭한 분”이라며 “김대중 대통령께서도 동진(東進)을 못하지 않았나. 지금이 지역색을 없앨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말을 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지지 기반이 호남인 이 의원의 약점을 지적하며 견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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