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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바짝 뒤쫓는 이재명 "민주, 서울·부산시장 공천 말아야"

중앙일보 하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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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바짝 뒤쫓는 이재명 "민주, 서울·부산시장 공천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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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가 20일 내년 4월 치러질 예정인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공천하지 않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장사꾼도 신뢰를 유지하려고 손실을 감수한다”며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앞서 서울시장은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뒤 박원순 전 시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부산시장은 오거돈 전 시장이 지난 4월 강제추행 혐의를 인정하고 사퇴하면서 공석이 됐다. 더불어민주당 당헌 96조 2항에는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하는 경우 보궐선거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무위원회의가 직후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 국회를 나서고 있다. [뉴스1]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무위원회의가 직후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 국회를 나서고 있다. [뉴스1]


이와 관련, 이 지사는 “말도 아니고 규정으로, 무슨 중대한 비리 혐의로 이렇게 될 경우에는 공천하지 않겠다고 써놨지 않았느냐”며 “이걸 중대 비리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지 않나. 그러면 정말 아프고 손실이 크더라도 기본적인 약속을 지키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적으로 도저히 견딜 수 없어서 규정을 바꾼다면, 당이 국민에게 석고대죄하는 정도의 사죄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견해는 “무공천이 원칙이지만, 당원이 원하면 국민에 양해를 구하고 당헌을 개정해 후보를 내야 한다”는 민주당 당 대표 후보 김부겸 전 의원의 견해와 비슷하지만, 이 지사는 ‘무공천’에 더 방점을 찍었다. 또 다른 당 대표 후보인 이낙연 의원은 4월 보선 공천 여부와 관련해 아직 뚜렷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당 대표 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당 대표 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지사는 여러 차기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이낙연 민주당 의원에 대해서는 “훌륭한 분”이라며 “김대중 대통령께서도 동진(東進)을 못 하지 않았나. 지금이 지역색을 없앨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이 지사의 발언을 두고는 “호남 지지 기반이 뚜렷한 이 의원을 은근히 견제한 것” “영남권의 지지를 받는 호남 대통령이 탄생할 기회란 뜻” 등 해석이 갈렸지만, 그는 “자꾸 오해를 낳는다”며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한편, YTN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7일 실시한 여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95% 신뢰수준, ±3.1%포인트) 결과 이 지사는 18.7%(2위)로 이 의원(23.3%)과의 차이가 4.6%포인트였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4, 6, 7일 실시한 범여권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이 지사(20.0%)가 이 의원(28.8%)과 격차를 한 자릿수(8.8%포인트)로 좁힌 적은 있지만, 오차범위 내로 조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지사는 최근 각종 차기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이 의원과의 격차를 점점 좁히면서 ‘투톱 구도’를 구축하고 있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4·15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4월 이후 리얼미터·오마이뉴스 조사에서 이 의원은 40.2%(4월)→34.3%(5월)→30.8%(6월)로 하락세지만, 이 지사는 14.4%→14.2%→15.6%로 완만한 상승세다. 한국갤럽 조사도 비슷한 양상이다. 지난 7~9일 자체실시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 의원 24%, 이 지사 13%였는데, 이는 전월 대비 이 의원은 4%포인트 하락, 이 지사는 1%포인트 상승한 결과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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