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압박 속 상임위 "여론수렴·논의 필요"…상정 안 해
청남대에 있는 전두환(왼쪽)·노태우 전 대통령 동상 |
충북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는 17일 열린 제384회 임시회 상임위 회의에서 심사하려고 했던 '충북도 전직 대통령 기념사업 조례안' 상정을 보류했다.
행문위는 주변 여론을 더 수렴하고, 심도 있는 심사를 위한 논의시간을 더 갖자는 뜻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후반기 원 구성을 새롭게 하면서 행문위 소속 위원들이 바뀌어 조례안을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이유도 달았다.
보수단체의 반발도 조례안 심사 연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충북자유민주시민연합은 이날 오전 도청 앞 집회에서 "대통령 동상은 청남대 관광 활성화를 위해 건립된 것이며, 전직 대통령 예우나 기념사업 운운하는 법률이나 조례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하면서 의회를 압박했다.
행문위 소속 의원은 "찬반 여론이 팽팽한 사안인 만큼 도민 공청회 등을 열어 충분한 논의를 거친 뒤 다음 회기에 심사를 진행하는 쪽으로 가닥 잡았다"고 전했다.
도의회는 9월 3∼16일까지 제385회 임시회를 열 예정이다.
동상 철거 요구하는 진보단체(위)와 반대하는 보수단체. |
더불어민주당 이상식(청주7)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조례안은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전직 대통령에 대해서는 동상 건립, 기록화 제작·전시 등의 기념사업을 중단·철회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업 중단·철회 결정은 기념사업추진위원회를 통해 확정한다.
앞서 충북도는 "국민 휴양지에 군사 반란자의 동상을 두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며 두 전직 대통령의 동상 철거를 주장하는 충북 5·18민중항쟁기념사업위원회의 요구를 받아들여 이 조례가 제정되면 이를 토대로 연내 동상 철거를 완료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남쪽의 청와대'라는 뜻의 청남대는 제5공화국 시절인 1983년 건설됐다.
이후 역대 대통령의 여름 휴가 장소로 이용되다가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의해 일반에 개방돼 관리권이 충북도로 넘어왔다.
충북도는 청남대에 역대 대통령의 동상·유품·사진·역사 기록화 등을 전시하고, 전직 대통령이 방문 때 애용한 산책길의 사연을 담아 전두환(1.5㎞)·노태우(2㎞)·김영삼(1㎞)·김대중(2.5㎞)·노무현(1㎞)·이명박(3.1㎞) 대통령 길을 조성했다.
jeon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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