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무죄 취지 파기환송..경기지사직 유지
"주권자 판단이 제일 중요…주어진 역할에 충실"
"나로 인해 가족들 고통받는 일 없었으면"
"지지자들, 제가 꿈꾸는 이상과 함께 하고 있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입장을 밝힌 후 지지자들을 향해 미소짓고 있다. 이날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지사의 상고심에서 일부 유죄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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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대법원의 무죄 취지 원심 파기환송 결정으로 경기도 지사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된 이재명 지사는 "지옥에 다녀온 것 같다"며 심경을 밝혔다.
이 지사는 16일 오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참 구사일생 했다'고 말하자 이같이 답했다.
경기도민과 국민께 한 말씀 해달라는 진행자의 말에 이 지사는 "제가 많이 부족한 사람인데 어쨌든 많은 분들이 이제 호응해 주시고 또 관심 갖고 많이 도와주셔서 지금 이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라며 "정말로 많은 분들이 지원, 지지도 해 주시고 서명도 해 주시고 탄원도 해 주시고. 그런 것들이 정말 크게 도움이 됐다고 생각됩니다. 너무 감사하죠."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도 "사실 기분이 좋지는 않다. 이게 너무 스트레스가 많은 일인 데다가 당연한 일을 너무 힘들게 왔다는 생각도 들어서 좀 착잡하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에 일부러 가지 않았나'라는 질문에는 "원래 대법원 선고는 안 가도 된다. 일부러 갈 필요 없고 더구나 생중계한다고 하니까 아까운 시간 내서 가는 것보다는 그래도 도정을 조금이라도 챙기는 게 낫지 않겠나 싶어서 그사이에 또 열심히 일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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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솔직히 조마조마했나'라고 진행자가 묻자 "그렇다. 일반적 예측으로는 합리적 결론이 나올 거로 생각하면서도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어떤 결론이 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지사는 이번 판결 이후에도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게 무슨 큰 상황 변화가 아니고 어차피 이런 것도 다 감안해서 우리 국민들께서 판단하고 계신 거 아닐까 싶어서, 저는 일반적인 예측과는 다르게 큰 변동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른 인터뷰에서 '대선이 아니라 경기도지사 재선을 준비한다'고 말한 데 대해선 "준비는 사실 의미가 없다. 최종적으로 임기가 끝날 때 그다음에 어떤 역할을 맡게 될 것인지는 도민들이 판단하시는 거고, 저희는 대리인들이니까 그 일을 맡긴 주권자들의 판단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그런 맡겨진 일보다 다른 데 관심이 있다고 판단이 되면 우리 국민들께서 오히려 더 나쁜 점수를 주시지 않을까 싶다. 개인이나 아니면 5000만이라고 하는 우리 국민들의 집단지성체나 똑같다고 생각해서, 원래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고 재선이라도 시켜주면 얼마나 고맙겠는가"라고 부연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선고 공판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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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날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 이 지사는 대법원 상고심에서 무죄 취지 판결을 받았다. 이에 따라 지사직도 유지하게 됐다.
대법 전원합의체(재판장 대법원장 김명수, 주심 대법관 노정희)는 이 지사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피고인 이 지사가 토론회에서 한, 친형에 대한 정신병원 강제입원 관련 발언은 상대 후보자의 질문이나 의혹 제기에 대해 답변하거나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그 발언은 토론회의 주제나 맥락과 관련 없이 어떤 사실을 적극적으로 일방적으로 널리 드러내어 알리려는 의도에서 한 공표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날 판결에는 김명수 대법원장과 11명의 대법관이 참여했다. 김선수 대법관은 과거 이 지사 사건을 변호했다는 이유로 심리를 회피, 판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박상옥·이기택·안철상·이동원·노태악 대법관은 이 지사의 발언이 유권자의 판단을 정확한 판단을 방해할 정도로 왜곡됐다며 유죄 취지의 반대 의견을 냈다.
박상옥 대법관은 "상대방 후보의 질문은 즉흥적인 것이 아니었고 이 지사도 그 답변을 미리 준비했다"며 "이 지사의 발언은 진실에 반하는 사실을 공표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소수 의견을 밝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입장을 밝힌 후 지지자들을 향해 미소짓고 있다. 이날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지사의 상고심에서 일부 유죄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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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는 판결 직후 "자신으로 인해 가족들이 고통받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파기 환송 결정 후 도청에서 열린 입장 발표에서 "저는 정치 자산이 없고,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런 일들 조차 모두 저의 부덕함의 소치로 생각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저로 인해 발생한 일인 만큼 특별한 감정은 없다"며 "다만 가족과 주변 사람들이 저로 인해 고통받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지금까지 수없이 제기된 그런 문제들이 다 근거가 없다는 것이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저는 이미)오물을 뒤집어 썼기 때문에 털어내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앞으로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면서 살겠다"고 덧붙였다.
지지자들에 대해서는 "편하게 지지자라고 표현하지만 제가 꿈꾸는 이상과 함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지보다는 저와 함께 가는 동료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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