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뉴스1 언론사 이미지

전북 향토기업 이스타항공 파산하나…"전북도민이 피해자"

뉴스1
원문보기

전북 향토기업 이스타항공 파산하나…"전북도민이 피해자"

속보
오라클 시간외거래에서 10% 이상 폭락

이스타항공 직원들 상당수 전북출신·전북 항공 오지 전락



제주항공의 선행조건 이행 요구를 이스타항공이 충족하지 못하면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M&A)이 파기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제주항공은 16일 전날(15일) 자정까지 이스타홀딩스가 SPA 선행조건을 완결하지 못해 계약을 해지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16일 이스타항공 사무실의 모습.2020.7.16/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제주항공의 선행조건 이행 요구를 이스타항공이 충족하지 못하면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M&A)이 파기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제주항공은 16일 전날(15일) 자정까지 이스타홀딩스가 SPA 선행조건을 완결하지 못해 계약을 해지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16일 이스타항공 사무실의 모습.2020.7.16/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전북=뉴스1) 김동규 기자 =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의 인수·합병(M&A)이 무산 쪽으로 기울면서 피해가 전북도민에게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향토기업으로 군산에 본사를 둔 이스타항공은 직원들의 상당수가 전북 출신이기 때문이다. 또 전북이 항공 오지로 전락해 도민들의 항공 이용에 불편이 예상되서다.

지난 15일은 ‘이스타항공이 미지급금 해소 등 선행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M&A 계약 해지를 통보할 수 있다’는 제주항공의 마감 통보 시한이었다. 하지만 양측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스타와 제주 항공이 처음 M&A를 발표를 한 것은 지난해 12월이다.

이후 두 회사는 TF팀을 꾸려 협상을 벌여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이로 인한 항공기 운항 중단, 직원들 임금체불 등 문제가 겹치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지난달 29일 이스타항공의 창업자인 이상직 국회의원은 “가족들이 소유한 이스타홀딩스의 지분 100%(전체 지분 중 39.6%)를 전액 헌납한다”고 발표했다.


최근에는 이스타항공 노조까지 나서 “인력감축 중단을 전제로 임금 반납 등의 고통 분담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제주항공측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이스타항공이 파산 절차에 돌입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제주항공과의 M&A가 무산될 경우 이스타항공은 일단 법정관리에 돌입하게 되고, 결국 파산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이렇게 될 경우 가장 먼저 이스타항공 직원들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 이스타항공은 본사 직원 1600여명, ‘이스타포트’ 등 계열사 직원 500여명에 이른다.

부양가족까지 포함해 전체 7000~8000여명을 거느리고 있는 셈이다. 직장이 폐쇄되면 이들은 길거리에 나앉게 될 수밖에 없다.

제주항공이 최근 이스타항공 노조측이 제시한 경영간섭 의혹들에 대해 "왜곡된 사실"이라고 반박하며, "선행조건을 해소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재차 밝힌 가운데, 제주항공이 셧다운 지시 등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서 있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여객기의 모습.2020.7.7/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제주항공이 최근 이스타항공 노조측이 제시한 경영간섭 의혹들에 대해 "왜곡된 사실"이라고 반박하며, "선행조건을 해소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재차 밝힌 가운데, 제주항공이 셧다운 지시 등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서 있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여객기의 모습.2020.7.7/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전북의 항공 오지로의 전락도 문제다.


조오익 전북관광협회장은 “전북이 다시 항공의 오지로 전락하게 될까 봐 걱정이다. 이스타항공의 문이 닫히면 200만 도민들의 하늘 길이 끊기게 된다”며 “전국이 일일생활권, 반나절생활권으로 나날이 가까워지는데 전북은 이에 역행하고 오히려 뒷걸음치는 것이다”고 염려했다.

실제 2009년 이스타항공 취항 전에는 전북도민이 가까운 중국여행 한 번 가는데도 4~5시간 버스를 타고 인천공항까지 나가야만 했었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이 취항하면서 청주공항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스타항공이 파산할 경우 전북도민들의 항공 여건은 11년 전과 비슷한 상황으로 되돌아 갈 수밖에 없다.

국내선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전북도민들은 제주도를 갈 경우 군산공항에서 이스타항공을 이용했다.

군산공항 탑승객은 2018년 한해 30여만명이다. 전북도민들의 편의를 위해 이스타항공은 전북도와 손잡고 지난해 3월부터 제주행을 1일 한 편에서 오전, 오후 두 편으로 증편까지 했다.

이스타항공이 날개를 접게 되면 전북도민들은 승용차로 1시간 이상 걸리는 광주나 청주공항을 이용해야 한다.

전북도의 숙원사업인 국제공항 조성에도 먹구름이 예상된다. 전북도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새만금 국제공항을 추진 중이다.

유재영 전 이스타항공 군산지점장은 “새만금 국제공항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지역 항공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국제공항의 필요성, 타당성 등에 대한 수요 개발을 위해 이스타항공은 수익성을 제쳐두고 군산공항 증편까지 했다”며 “국제공항과 철도·항만을 엮어 ‘새만금 복합물류 트라이포트’를 조성해 동북아 물류 거점으로 도약한다는 전북도의 청사진이 흐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의 파산과 이에 따른 휴유증 우려가 높아지면서 정부와 전북도, 시민사회단체 등이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임준 군산시장은 “전북의 향토기업이자 200만 도민의 날개인 이스타항공이 파산하면 현대중공업· GM대우 공장 폐쇄로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경제가 더욱 휘청거리고, 지역민의 항공편의가 크게 훼손 될 것”이라며 “정부와 전북도 뿐만 아니라 지역의 민관, 시민사회단체 등이 머리를 맞대고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dg2066@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