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 난항
정부와 민간 등 모두 나서 사태 해결해야
정부와 민간 등 모두 나서 사태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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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뉴시스] 이스타항공기. |
[전주=뉴시스] 김민수 기자 =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 협상이 헛바퀴를 돌면서 이스타항공이 파산 위기에 몰린 가운데 ‘결국 피해자는 200만 전북도민이 아니냐’며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전날인 15일은 ‘이스타항공이 미지급금 해소 등 선행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M&A 계약 해지를 통보할 수 있다’는 제주항공의 마감 통보 시한이었다. 하지만 이날 자정까지도 양측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스타와 제주 항공이 처음 M&A를 발표를 한 것은 지난해 12월로 이후 두 회사는 TF팀을 꾸려 협상을 벌여왔지만 올 초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팬데믹과 이로 인한 항공기 운항 중단, 직원들 임금체불 등 문제가 겹치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지난달 29일 이스타항공의 창업자인 이상직 국회의원은 “가족들이 소유한 이스타홀딩스의 지분 100%(전체 지분 중 39.6%)를 전액 헌납한다”고 발표했다. 최근에는 이스타항공 노조까지 나서 “인력감축 중단을 전제로 임금 반납 등의 고통 분담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제주항공 측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이스타항공이 파산 절차에 돌입하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온다. 제주항공과의 M&A가 무산될 경우 이스타항공은 일단 법정관리에 돌입하게 되고, 결국 파산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이렇게 될 경우 먼저 이스타항공 직원들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 이스타항공은 본사 직원 1600여명, ‘이스타포트’ 등 계열사 직원 500여명에 이른다.
부양 가족까지 포함해 전체 7000~8000여 명을 거느리고 있는 셈으로 직장이 폐쇄되면 이들은 길거리에 나앉게 될 수밖에 없다. 최근 고용노동부가 양측의 딜을 종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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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게 인수·합병(M&A) 재개를 위해 선결 조건을 이행하라고 제시한 마감 시한일인 15일 오전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서울본사 사무실이 닫혀 있다. 2020.07.15. bjko@newsis.com |
문제는 또, 이스타항공이 날개를 접게 되면 결국 가장 큰 피해자는 전북도민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전북관광업계에서는 ‘이스타의 문이 닫히면 200만 도민들의 하늘 길이 끊기고 결국 전북이 다시 항공의 오지로 전락하게 될까 봐 걱정이다’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실제 2009년 이스타항공 취항 전에는 전북도민이 가까운 중국여행 한 번 가는데도 4~5시간 버스를 타고 인천공항까지 나가야만 했었다. 지역 항공사인 이스타가 파산할 경우 200만 도민들의 항공 여건은 11년 전과 비슷한 상황으로 되돌아 갈 수 밖에 없다.
군산발 제주행을 이용하는 국내선도 마찬가지로 군산공항 탑승객은 2018년 한해 30여만 명이나 된다.
전북도민들의 편의를 위해 이스타는 전북도와 손잡고 지난해 3월부터 제주행을 1일 한 편에서 오전, 오후 두 편으로 증편까지 했다.
그런 이스타가 날개를 접게 되면 당분간 전북도민들은 30분~1시간이 더 걸리는 광주나 청주공항까지 가는 불편을 감수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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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제주항공 경영진이 이스타항공 인수 합병을 위한 선결 조건 해결의 데드라인으로 정한 시한을 하루 앞둔 14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이스타항공조종사노동조합 박이삼(왼쪽 두번째) 위원장과 노조 집행부, 민주노총 간부들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이스타항공사태 해결을 위한 공개제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 회견에서 이스타항공 정상화, 딜클로징 완료, 운항 재개를 위해 "추가 인력 감축 중단과 총고용을 보장하는 고용보장협약서 체결을 전제로 노동자들의 고통 분담(임금 삭감 및 체불임금 일부 반납)에 관해 성실히 협의하고 도출된 합의에 따르겠다"며 "제주항공이 이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0.07.14. chocrystal@newsis.com |
전북도의 숙원사업인 국제공항 조성에도 먹구름이 예상된다. 전북도는 2026년 오픈을 목표로 새만금 국제공항을 추진 중이다.
정부는 이달 중 새만금 신공항에 대한 기본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역 기반 항공사 없는 국제공항은 ‘앙꼬 없는 찐빵’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유재영 전 이스타항공 군산지점장은 “새만금 국제공항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지역 항공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국제공항의 필요성, 타당성 등에 대한 수요 개발을 위해 이스타는 수익성을 제쳐두고 군산항 증편까지 했다”며 “국제공항과 철도·항만을 엮어 ‘새만금 복합물류 트라이포트’를 조성해 동북아 물류 거점으로 도약한다는 전북북도의 청사진이 흐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스타의 파산과 이에 따른 휴유증 우려가 높아지면서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울려퍼지고 있다.
군산시는 “전북의 향토기업이자 200만 도민의 날개인 이스타항공이 파산하면 현대중공업· GM대우 공장 폐쇄로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경제가 더욱 휘청거리고, 지역민의 항공편의가 크게 훼손 될 것”며 “지역의 민관, 시민사회단체 등이 머리를 맞대고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북지역 경제계도 “군산에 본사를 둔 향토기업인 이스타가 어서 제 위치로 돌아와 지역 경제는 물론 도민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며 양보와 협치를 강하게 주문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le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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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뉴시스] 이스타항공기.](http://static.news.zumst.com/images/9/2020/07/16/NISI20200716_0000564752_web_20200716160349.jpg)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게 인수·합병(M&A) 재개를 위해 선결 조건을 이행하라고 제시한 마감 시한일인 15일 오전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서울본사 사무실이 닫혀 있다. 2020.07.15. bjko@newsis.com](http://static.news.zumst.com/images/9/2020/07/15/NISI20200715_0016477836_web_20200715092641.jpg)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제주항공 경영진이 이스타항공 인수 합병을 위한 선결 조건 해결의 데드라인으로 정한 시한을 하루 앞둔 14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이스타항공조종사노동조합 박이삼(왼쪽 두번째) 위원장과 노조 집행부, 민주노총 간부들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이스타항공사태 해결을 위한 공개제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 회견에서 이스타항공 정상화, 딜클로징 완료, 운항 재개를 위해 "추가 인력 감축 중단과 총고용을 보장하는 고용보장협약서 체결을 전제로 노동자들의 고통 분담(임금 삭감 및 체불임금 일부 반납)에 관해 성실히 협의하고 도출된 합의에 따르겠다"며 "제주항공이 이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0.07.14. chocrystal@newsis.com](http://static.news.zumst.com/images/9/2020/07/14/NISI20200714_0016475203_web_20200714114752.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