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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법원 상고심에서 무죄 취지 판결을 받았다. 이에 따라 지사직도 유지하게 됐다.
대법 전원합의체(재판장 대법원장 김명수, 주심 대법관 노정희)는 16일 이 지사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피고인 이 지사가 토론회에서 한, 친형에 대한 정신병원 강제입원 관련 발언은 상대 후보자의 질문이나 의혹 제기에 대해 답변하거나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그 발언은 토론회의 주제나 맥락과 관련 없이 어떤 사실을 적극적으로 일방적으로 널리 드러내어 알리려는 의도에서 한 공표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 재임 시절인 2012년 6월 보건소장, 정신과 전문의 등에게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도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TV토론회에서 '친형을 강제입원 시키려고 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허위 발언을 한 혐의(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로 기소됐다.
대법에서는 이 지사가 두 번의 TV토론회에서 한 발언이 문제가 됐다.
이 지사는 2018년 5월 29일 KBS 경기도지사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김영환 후보자의 “형님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하셨죠? 보건소장 통해서 입원시키려고 하셨죠?”라는 질문에 “그런 일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또 같은해 6월 5일 MBC 경기도지사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우리 김영환 후보께서는 저보고 정신병원에 형님을 입원시키려 했다 이런 주장을 하고 싶으신 것 같은데 사실이 아닙니다”라고 발언했다.
1심은 이에 대해 적용된 김 지사의 허위사실공표 혐의를 무죄로, 2심은 유죄로 판단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이 지사측은 허위사실공표 혐의를 유죄로 본 원심 판결 내용에, 검찰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무죄로 본 원심 판결 내용에 불복해 나란히 상고했다.
이날 판결에는 김명수 대법원장과 11명의 대법관이 참여했다. 김선수 대법관은 과거 이 지사 사건을 변호했다는 이유로 심리를 회피해 판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날 박상옥ㆍ이기택ㆍ안철상ㆍ이동원ㆍ노태악 대법관은 이 지사의 발언이 유권자의 판단을 정확한 판단을 방해할 정도로 왜곡됐다며 유죄 취지의 반대 의견을 냈다.
박상옥 대법관은 "상대방 후보의 질문은 즉흥적인 것이 아니었고 이 지사도 그 답변을 미리 준비했다"며 "이 지사의 발언은 진실에 반하는 사실을 공표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소수 의견을 밝혔다.
한편 대법 선고 후 이 지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거짓이 진실을 이길 수 없다는 믿음, 정의에 대한 믿음을 다시 한번 확인해줬다"며 "여러분과 함께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고 썼다.
이 지사의 변호인단은 "대법 판단에 경의를 표한다"며 "공직선거법상의 허위사실공표에 대해 헌법합치적인 해석의 기준을 제시한 의미있는 판결이라고 생각한다. 1300만 경기도민의 선택이 좌초되지 않고 이 지시가 도정에 전념할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길고 힘든 시간을 지내왔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절차에 차분하게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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