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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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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박병석 국회의장 "`선국후당`(先國後黨) 자세로 K-민주주의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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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개원사

국민을 지키고, 국민과 함께하는, 국민의 내일을 여는 국회 제안

`용광로 국회` 첫 걸음은 소통…여야 협치 당부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박병석 국회의장은 16일 “국가적 위기의 심각성, 민생의 절박함. 참으로 비상한 시기”라며 “국회는 국민의 안전과 삶을 지키고 미래 비전을 세우는 근본적 혁신을 요구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21대 국회 개원사를 통해 “코로나의 조기 종식, 경제 난국의 돌파, 남과 북의 신뢰 회복, 국가 개조 차원의 새로운 시스템 구축 모두 우리가 해결해야 할 막중한 임무”라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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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석 국회의장이 1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개원식에서 국회의원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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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장은 △국민을 지키는 국회 △국민과 함께하는 국회 △국민의 내일을 여는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뒤, “`선국후당`(先國後黨)의 자세로 K-민주주의를 만들어가자”면서 여야의 협지를 당부했다.

다음은 박 의장의 개원사 전문이다.

함께 `국민의 국회`를 만듭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원 여러분!

정세균 국무총리, 최재형 감사원장과 귀빈 여러분!

21대 국회가 뒤늦게 개원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방역, 경제난국 등 국가적 위기 속에 개원이 늦어져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시작은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혼신을 다하는 의정활동으로 국민의 신뢰를 받는 21대 국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엄중한 시기에 국회의장의 큰 소임을 맡게 되었습니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저는 국회의장으로서 이 자리에 있는 300명 국회의원 한분 한분과 함께 나라다운 나라, 국회다운 국회를 만들기 위해 헌신할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합니다.

문명사적 전환기를 돌파할 국회 혁신이 필요합니다. 지금 세계는 미증유의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혼돈의 시대입니다.

국제 질서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밸류체인이 무너지고 탈동조화 현상은 가속되고 있습니다.

인류의 삶의 양식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비대면이 새로운 기준이 되면서 역설적으로 초연결시대를 앞당기고 있습니다. 불확실성 시대에 위기관리 능력은 모든 나라의 최우선 과제가 되었습니다. 국가의 존재와 그 가치도 새롭게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문명사적 대전환이 시작되고 있는 것입니다.

국가적 위기의 심각성, 민생의 절박함. 참으로 비상한 시기입니다. 지금 우리 국회는 국민의 안전과 삶을 지키고 미래 비전을 세우는 근본적 혁신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냉철하게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실사구시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중세 시대 흑사병이 르네상스 시대를 연 것처럼 코로나19는 세계 질서를 바꿀 것입니다. 코로나의 조기 종식, 경제 난국의 돌파, 남과 북의 신뢰 회복, 국가 개조 차원의 새로운 시스템 구축. 모두 우리가 해결해야할 막중한 임무입니다.

소통으로 `국민의 국회`를 만들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21대 국회를 향한 국민의 명령은 분명합니다. 민생 최우선 국회, 미래를 여는 국회를 만들라는 것입니다. 바람직하지 않은 익숙한 관행과 단호히 결별하고 일 잘하는 국회를 만들라는 것입니다.

21대 국회는 엄중한 국민의 명령에 응답할 책임이 있습니다. 역사를 두려워하면서 오직 국민만 생각하는 국회가 돼야 합니다. `내일을 여는 국민의 국회`를 21대 국회의 나침판으로 삼겠습니다.

첫째, 국민을 지키는 국회가 되어야 합니다.

코로나 위기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삶의 터전을 지키는 든든한 국회가 되어야합니다. 국회와 정부는 위기를 극복하는 공동 주체입니다. 미래 비전을 만드는 수레의 두 바퀴입니다. 민주적 절차를 지키면서도 신속하게 난관을 돌파해야 합니다.

둘째, 국민과 함께하는 국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상시 국회가 되어야 합니다. 국민이 안심하고 잠들 수 있도록 여의도 국회의사당은 365일 불을 밝혀야 합니다. 일하는 국회를 넘어 일 잘하는 국회의 초석을 다져야 합니다.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합니다. 국민의 신뢰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상식과 순리가 통하는 국회를 만들겠습니다.

셋째, 국민의 내일을 여는 국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문명사적 전환기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생존을 위해서라도 국가 개조 차원의 시스템 대혁신이 필요합니다. 지속발전이 가능한 국가 미래를 제시하는 국회가 되어야 합니다.

국회는 5년 임기의 정부를 뛰어넘어 지속 가능한 국가발전 전략을 제시해야 합니다. 저출산 고령화 완화, 소득 양극화 해소, 남북 평화의 구축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국회 입법을 통해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나라가 선진 민주국가입니다. 그 길로 가야 합니다.

21대 국회는 용광로 국회가 돼야 합니다.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내는 용광로, 그런 국회의 그 첫 걸음은 소통입니다. 소통은 공감대를 만들고, 공감대를 넓히면 타협을 이룰 수 있습니다. 타협은 국민통합으로 가는 지름길이기도 합니다. 핵심은 소통입니다. 첫째도 소통, 둘째도 소통, 셋째도 소통이라는 다짐을 하겠습니다.

`선국후당`(先國後黨)의 자세로 K-민주주의를 만들어 갑시다

존경하는 의원님 여러분!

우리 국민은 위기가 닥칠 때마다 지혜를 모으고 단결해 이를 극복해낸 훌륭한 저력이 있습니다. 코로나 대응에서 보여준 세계 최고 수준의 국민 의식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역량은 세계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K-방역은 이미 세계의 표준이 되었습니다. BTS로 대표되는 K-POP, 영화 기생충, K-방역까지 이제 대한민국은 ‘메이드 인 코리아’를 넘어 문화와 의료분야까지 새로운 세계의 표준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 국회 차례입니다. 국회가 먼저 달라져야 국민의 인식도 바뀝니다. 대한민국은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전국적인 선거를 치러냈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위기 속에서도 의회 민주주의를 굳건히 지켜냈습니다. 국민이 지켜낸 우리 의회민주주의를 세계의 표준으로 발전시켜 나갑시다. K-민주주의를 향해 나갑시다.

국회의원 한분 한분이 독립된 헌법기관이라는 소명 의식을 가집시다. 21대 국회는 다양한 가치의 연대, 정책연대의 장이 펼쳐지기를 기대합니다. 치열하게 토론하고 책임 있게 결정하는 국회를 만듭시다.

국민의 안전과 삶을 지키고 급변하는 세계질서 재편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국회를 만듭시다. 민생이 참 어렵습니다. 서민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삶의 무게를 우리 국회가 함께 짊어지고 덜어주어야 합니다.

여야가 합의해 `코로나 극복 국회 경제특위`를 설치해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제조업 중심의 `메이드 인 코리아`를 넘어 문화강국, 보건강국으로 우리 영역을 확장하는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갑시다.

국회 스스로 윤리적 기준을 높이 세우는 일도 미룰 수 없습니다. 그래야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국회의원의 윤리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획기적 장치를 마련합시다. 우리 국민들이 열심히 일하는 국회의원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일 잘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한 제도 개선에도 박차를 가해 주십시오.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등 국가 균형발전에도 속도를 내야 합니다.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는 국회가 되겠습니다. 국회가 경색된 남북 관계의 돌파구를 여는 길을 찾겠습니다. 아울러 국제사회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확고히 지지할 수 있도록 의원외교 활동을 적극 뒷받침하겠습니다.

21대 국회의 기준은 국민과 국익입니다. 국회가 먼저 달라져야 국민의 삶이 바뀝니다.

국회의장부터 달라지겠습니다. 조정과 중재를 넘어 국가의 미래를 준비하고 선도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적으로 준비하고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21대 국회가 됩시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선국후당`(先國後黨)의 자세를 지켜주십시오. 국민 먼저, 국익 먼저, 국회가 먼저입니다. 당에서의 활동도, 지역구 활동도 그 다음이 돼야 합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입니다.

4년 뒤, 임기를 마칠 때 21대 국회는 미래를 여는 국회, 국민의 국회로 가는 이정표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해야만 합니다. 그것이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입니다. 모두 함께 그 길로 담대히 나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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