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최후의 순간까지 도정 챙기겠다”…금일 대법 ‘운명의 시간’

오후 2시 대법 상고심서 원심 확정될 경우 도지사직 잃어

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항소심에서 당선 무효형이 선고돼 대법원 판결을 앞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16일 ‘운명의 날’을 맞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최후의 순간까지 도정을 챙기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해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2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은 이 지사는 이날 오후 대법원 판결에 따라 지사직 유지 등 정치적 생명이 엇갈린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평소처럼 관용차를 타고 도청사로 출근했다. 푸른색 계열 양복과 넥타이 차림으로 마스크를 쓴 채 청사 현관 앞에서 내렸다.

그는 “겸허하게 결과를 기다리고 제게 주어진 최후의 한순간까지 도정을 챙기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결과를 잘 기다려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허리를 숙여 “국민 여러분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했다.

이 지사는 이날 대법원에 출석하지 않고 도청에서 업무를 챙길 예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과 서면 업무보고 등을 점검하면서 도지사실에서 업무를 소화한다.

이어 선고 공판이 예정된 오후에는 집무실에서 TV나 유튜브로 선고 결과를 지켜볼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도내 시장·군수가 집무실로 찾아와 함께 선고 공판을 시청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으나 이를 사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고 공판에는 1심부터 변호를 맡았던 김종근 엘케이비앤파트너스 변호사가 대신 출석한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 재임 시절인 2012년 6월 보건소장, 정신과 전문의 등에게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도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로 기소됐다.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TV 토론회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도 받는다.

1심에서는 무죄를 받았지만, 2심에서는 일부 사실을 숨긴(부진술) 답변이 허위사실 공표죄에 해당한다며 유죄로 판단돼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받았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2시 대법원에서 열리는 상고심에서 원심이 확정(상고 기각)될 경우 도지사직을 잃는다. 반면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되면 기본소득과 통일 특구 등 도정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차기 대권 주자로서 입지도 다지게 된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