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문재인 당대표 때 도입
李 “당과 제가 할 일 할 것” 약속
서울·부산시장 후보 공천 여부
차기 당 대표 선거 쟁점화 될 듯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내년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 후보자를 내면 안 된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차기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이 문제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15일 민주당 한 의원은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2015년도 당헌개정할 당시 ‘중대한 사유’에는 성 관련 범죄가 포함된 의미라는 것을 부인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지금은 성찰과 반성 속에서 재발방지를 위한 실천과정을 통해 국민들에게 진정성을 확인받아야 할 때”라며 “당헌개정을 할 당시에는 이런 사태도 염두에 둔 것은 맞겠지만, 지금 거론되는 서울·부산 시장 무공천 문제와 바로 연결시키기는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내년 보궐선거를 앞두고 주목받은 민주당 당헌은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당시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한다’는 규정이다. 이 규정은 당시 문재인 대표와 김상곤 혁신위원장 체제에서 만들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대표 시절이던 2015년 10월 11일 군수 재선거가 치러지는 경남 고성을 찾아 “새누리당은 재선거의 원인 제공자이기에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낙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을 사과하면서 “민주당과 제가 할 일을 마땅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관련해서도 이 의원이 당대표가 되더라도 서울시장이나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무공천을 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또 다른 한 의원은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스스로 직에서 물러났기에 부산시장은 내면 안 되지 않겠느냐”면서도 “서울의 경우는 진상규명 뒤 결과 보고서를 보고 결정해야 한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경우는 분리해서 봐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당헌대로라면 마땅히 두 곳 모두 후보자 공천을 하면 안 되지만 서울·부산시장뿐 아니라 경기·경남지사까지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무조건 무공천을 고수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당내에서는 차기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여성 후보자’가 대안이 될 수도 있다는 ‘절충안’을 제시하는 의견도 나온다. 민주당 권인숙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성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좀 많이 진출할 수 있었으면 한다”며 “서울·부산시장에 여성후보를 내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했다. 여권에서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등이 거론된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