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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 대비…HDC현산·금호 소송 명분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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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 대비…HDC현산·금호 소송 명분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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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해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하 HDC현산)에 신속한 거래 종결을 요구하고 나섰다.

15일 금융권 및 항공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HDC현산 측에 곧 '한 달 내 거래 종결에 관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 거래를 해지할 수 있다'는 취지의 내용 증명을 보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일 러시아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승인을 끝으로 선행조건이 모두 충족됐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금호산업은 전날에도 HDC현산에 '선행조건이 끝났으니 거래를 마무리하자'는 내용 증명을 발송했다.

양측이 지난해 12월 체결한 주식매매계약(SPA)에 따르면 선행조건이 충족되는 날부터 10일이 경과한 날까지 유상증자 및 구주매매계약을 끝내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승인일을 기준으로 계산해 지난 12일이 거래 종결일이라는 게 금호산업과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 측 주장이다. 하지만 HDC현산 측은 선행조건이 아직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에 거래를 종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는 선행조건 충족 여부를 두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양측이 법적 분쟁에 대비한 '명분 쌓기'를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인수·합병(M&A) 전문 변호사는 "거래 당사자이긴 하나 이번 매각 과정에서 큰 권한을 쥐고 있지 않은 금호산업이 내용 증명까지 보낸 것은 신속한 거래 종결 촉구보다는 추후 생길지 모를 법적 분쟁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업 간 M&A 과정에서 내용 증명을 보내는 것은 향후 법적 다툼을 없애기 위한 일반적인 절차"라고 말했다.

또 금융권에서는 HDC현산이 인수 포기 선언 없이 문서로만 소통하면서 구체적인 설명도 하지 않은 채 선행조건 해결을 요구하는 건 소송전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HDC현산 내부에서도 소송을 우려해 인수 포기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광섭 기자 / 최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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