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측 답변 시한 15일 자정까지
"중대 결단 없이는 인수 성사 어려울 듯"
"중대 결단 없이는 인수 성사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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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시스] 고범준 기자 = 제주항공이 지난 18일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주식매매계약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를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고 밝힌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제주항공 출국 체크 카운터 모습. 2019.12.19. bjko@newsis.com |
[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통보한 인수합병(M&A) 선결 조건 이행 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스타항공이 막대한 미지급금을 해결하는 등 선결 조건을 이행할 가능성은 낮지만, 정부가 막판에 양측 간 M&A의 중재에 나서며 인수전 성사 여부를 속단할 수 없게 됐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 1일 이스타항공 측에 보낸 공문에 대한 답변을 이날 자정까지 기다릴 예정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오늘까지 이스타항공의 답변을 기다리고, 내일 중 이에 대한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라면서도 "현재까지는 인수 논의에 대한 구체적 일정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 1일 이스타항공에 "영업일 기준 10일 안에 미지급금 해소 등 선결조건을 이행하지 않을 시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냈다.
이스타항공이 15일 자정까지 250억원가량의 체불임금을 포함한 1700억원대의 미지급금을 갚지 않으면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항공업계에선 이스타항공이 단시일 내 자금을 확보할 여력이 없어 인수전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지만, 정부가 뒤늦게 중재에 돌입하며 변수도 생겼다.
지난 3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과 이상직 의원을 불러 M&A 성사를 촉구한 데 이어, 고용노동부도 중재에 나섰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8일 이스타항공, 이스타항공조종사노동조합을 면담한데 이어 지난 10일 제주항공 측과 면담을 진행했다.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는 고용부 측을 만난 자리에서 고용이 보장된다면 체불임금 일부를 포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제주항공 측에서는 체불임금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전체 미지급금의 15% 수준이라며 다소 부정적 의사를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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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시스] 고범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스타항공이 항공업계 처음으로 대규모 구조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내에 위치한 이스타항공 사무실 로고 모습이 보이고 있다. 2020.04.02. bjko@newsis.com |
이스타항공 인수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차질이 빚어지기 시작했다.
이스타항공은 올들어 코로나19 사태에 경영난이 심각해지며 3월부터 직원들에게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했다. 6월 들어 250억원가량으로 불어난 체불임금을 놓고 양측의 책임공방도 벌어졌다.
이스타항공 측은 제주항공과 인수 계약을 맺을 때 향후 채권·채무를 제주항공이 책임지는 조건으로 매각가격이 결정됐기 때문에 제주항공 측이 체불 임금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제주항공 측은 이스타항공 현 경영진과 대주주 측이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M&A가 좌초될 위기에 처하자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족이 보유한 이스타항공 지분을 회사에 넘기겠다는 강수를 뒀다.
그러나 M&A 실패 시 가치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지분이고, 미지급금을 해결해도 전체 빚의 일부일 뿐이라는 점에서 판도를 뒤집진 못했다.
사측과 갈등을 빚던 이스타항공조종사노동조합도 고용 보장 시 일부 임금을 포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제주항공 입장에선 걸리는 점이 많다.
설사 이스타항공을 품는다 해도 셧다운 장기화로 사라진 이스타항공의 항공운항증명(AOC) 효력 회복 및 사업 정상화까지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들게 된다.
제주항공도 코로나19 여파로 곳간 사정이 좋지 않아 무리한 딜일 수밖에 없다. 제주항공의 1분기 기준 현금·현금성 자산은 약 680억원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제주항공의 2대 주주(7.75%)인 제주도 또한 "인수에 신중하게 접근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가운데 이스타항공은 파산하면 1600명의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며 어떻게 해서라도 인수를 성사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10일 직원들을 대상으로 2개월치 임금 반납에 동의하는 투표를 진행한데 이어, 직원들에게 임금 반납 동의서를 돌리는 안도 검토하며 미지급금 줄이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이러한 노력에도 제주항공의 대승적 결단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이번 M&A 성사여부는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 입장에서는 정부가 중재에 나섰지만 무리하면서까지 인수에 나설 이유는 많지 않아보인다"라며 "판을 뒤집을 만한 제안이 나오지 않는 이상 M&A가 성공할지 예측키 어렵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e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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