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진혜원 검사 페이스북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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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팔짱 낀 사진을 올리고 '나도 성추행범이다'라는 표현으로 논란을 일으킨 진혜원 대구지검 부부장 검사가 유사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여성이 앞장서서 성추행 피해를 깎아내리는 모양새에 논란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진 검사는 15일 새벽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페이스북에 그리스 비극 '히폴리토스'를 언급했다. 그리스 영웅 테세우스의 아들인 히폴리토스가 자신을 사랑한 파이드라에게 모함을 당해 아버지에 쫓겨나 죽는다는 내용이다.
진 검사는 히폴리토스의 전반적인 내용을 설명하며 "BC(기원전) 428년에 쓰인 희곡인데, 시공을 초월해 아래와 같은 메시지를 주는 처연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 검사는 "사실관계는 프레임을 짜고 물량공세를 동원한 전격전으로 달려든다고 확정되는 것이 아니라 이성과 논리로 증거를 분석하는 절차를 거쳐 확정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마치 박 전 시장이 히폴리토스처럼 억울한 모함을 당했다는 식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고소인 전직 비서가 파이드라처럼 박 전 시장을 사랑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한 셈이다.
진 검사는 앞선 게시물에서도 여러 문학작품과 드라마 등을 언급해 이번 사건을 불륜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글을 썼다. 진 검사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 사건을 언급하며 "남성 상사와 진정으로 사랑해도 성폭력 피해자일 뿐 사랑하는 사이가 될 수 없는 성적 자기결정 무능력자가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피해자 김지은씨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진 검사는 "(자신의 비서였던 멜린다와 연애하고 결혼까지 한)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를 성범죄자로 만들어 버리는 신공"이라고 덧붙였다.
여성인 진 검사의 이런 발언은 각계의 비판을 받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상태를 보니 진 검사님께 급한 건 자수가 아니라 진찰로 보인다"고 비꼬았다.
윤석희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 역시 "생물학적 여성이라고 성인지 감수성이 높은 것은 아니다"라며 "현직 검사로서 당사자를 조롱하는 듯한 태도는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간 진 검사는 친정부 성향으로 보이는 정치적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지난해 9월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수사를 이어갈 당시 검찰 내부 온라인망 이프로스에 '검찰의 편파수사, 정치개입 부끄럽다'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지난 4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갈등 국면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전국 검사장 회의를 소집한 것과 관련해서도 "총장이 대검 부장검사 회동이라든지 전문수사자문단이라든지 삼합회라든지 각종 회합을 통해 개입하려고 하는 것이 이 사안의 본질"이라고 비판했다.
이동우 기자 canel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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