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 KPGA 회장이 지난 월요일 기자간담회장에서 신설 대회를 설명하고 있다. |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남화영 기자] “이번 주 열리는 대회는 사재를 출연해 총상금 5억원의 KPGA오픈을 엽니다. 한국 남자 골프 많이 응원해주세요.”
지난 월요일 구자철 한국프로골프협회(KPGA)회장이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미디어들을 모아 오찬 인터뷰를 하면서 대회를 홍보했다. 원래 일정에 없던 대회였으나 올해 임기를 시작한 구 회장이 상금을 마련하자 그와 친분이 있던 충남 태안의 솔라고골프리조트에서 대회 기간 골프장을 무료로 후원하겠다고 나섰다. 대회 이름이 ‘KPGA오픈 with 솔라고CC’가 된 이유다.
구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선수들을 포함해 많은 관계자들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선수들과 골프 팬 여러분을 위해 KPGA오픈을 신설하게 됐다”면서 “국내 처음으로 변형 스태이블포드 방식을 도입해서 남자 골프의 다이내믹하고 익사이팅한 골프를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는 베라쿠다챔피언십이 2012년부터 이 방식을 택하고 있다.
1968년 KPGA 창설 이래 17명이 회장을 지냈으나 사재를 털어 대회를 만든 회장은 12, 13대 박삼구 회장의 아시아나오픈 외에는 찾아보기 힘들다. 아시아나오픈도 회장 개인의 사재라기 보다는 그룹 홍보를 겸한 대회였다. 하지만 이번 주 열리는 대회는 회장사의 홍보와는 상관없이 명칭 자체가 KPGA오픈이다.
구 회장이 사재 출연한 KPGA오픈 포스터. |
코로나19 이후 쉬었다가 개막한 부산경남오픈에서 협회는 유튜브 채널 KPGA TV를 통해 영어 해설 방송을 했다. 구 회장이 가장 먼저 댓글을 달았다. 카톡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선수들과도 소통한다. 소박하면서도 진심으로 선수들을 아끼고 솔선수범 후원하는 모습에 선수들도 최근 경기에서 멋진 경기력으로 보답하고 있다.
경제 환경도 만만하지 않고 인기가 여자골프에도 못 미치지만 남자 골프대회를 꾸준히 열어주는 후원사는 남자 골프의 발전을 정말로 위하는 선한 후원자들이다. 올해 열리는 10개 남자 대회의 절반이 남자 골프 발전을 위해 코스를 제공한다.
지난주 마친 군산CC오픈은 골프장이 상금도 내고 골프장도 제공하는 대회다. 전북 군산의 넓은 바다 간척지를 메워 81홀의 메머드급 퍼블릭 골프장 콤플렉스를 조성한 박현규 회장은 2013년부터 KPGA투어의 후원자가 되어 매년 대회를 열어준다. ‘골프장을 지어서 그걸로 돈을 벌고 있으니 국내 골프발전을 위해 후원하겠다’는 설립자의 의지가 그대로 남자 골프 후원으로 이어진 사례다.
8월6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국내 가장 오랜 메이저인 제63회 KPGA선수권도 경남 양산의 에이원컨트리클럽에서 대회장을 무상으로 제공해 열리는 대회다. 8월27일부터 경기도 포천 일동레이크골프클럽오픈 역시 일동레이크 골프장에서 스폰서가 되고 있다.
이날 함께 자리한 한종윤 상근부회장은 “요즘에 매번 골프장 대표나 스폰서를 찾아다니면서 하는 말이 여자 대회 절반 가격이면 남자 대회 하나 열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여자 대회는 신설 대회가 좋은 기간을 찾아 개최하기 힘들고, 여타 관련 비용이 올라가지만 남자 대회는 좋은 기간을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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