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재판 주장한 여검사도 논란
“내가 추행” 박 시장 팔짱 사진 올려
진혜원 검사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고 박원순 전 시장과 팔짱을 낀 사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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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행정부시장 출신의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옹호하는 글을 올렸다 비판이 일자 진화에 나섰다.
윤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에 “어제(13일) 피해자의 입장문이 발표됐는데 그 고통을 전혀 눈치채지 못해 미안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전 시장이) 고인이 되기 전 피해자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일부 언론에서 가짜 미투 의혹을 제기했다고 보도했지만 전혀 그런 의도가 없다”고 해명했다. 앞서 그는 “여성 인권과 페미니즘에 누구보다 앞장섰던 분이 자신이 고소됐다는 소식을 접하신 후 얼마나 당혹스럽고 부끄럽게 느꼈을까”라며 “논란 과정에서 입게 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등을 방지하기 위해 죽음으로써 답한 것이 아닐까, 미투 처리의 전범을 몸소 실천했다”고 주장했다.
윤준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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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현직 검사가 박 전 시장과 팔짱 낀 사진을 올리며 “권력형 성범죄를 자수한다”는 글을 올려 논란이 일었다. 대구지검 진혜원 검사는 “종로에 있는 갤러리에 갔다가 평소 존경하던 분을 발견했다. 냅다 달려가 덥석 팔짱을 끼는 방법으로 추행했다”며 “페미니스트인 제가 추행했다고 말했으니 추행”이라고 했다. 피해자 측이 여론재판을 하고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그는 “고소장 접수 사실을 언론에 알리고 고인의 발인일에 기자회견을 하고 선정적 증거가 있다고 암시하면서 2차 회견을 또 열겠다고 예고하는 등 넷플릭스 드라마 같은 시리즈물로 만들어 ‘흥행몰이’와 ‘여론재판’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 상태에서 본인이 주장하는 내용 관련 실체적 진실을 확인받는 방법은 여론재판이 아닌 유족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해 판결문을 공개하는 것”이라며 “진실을 확인받는 것이 중요한지, 존경받는 공직자를 사회적으로 매장하는 여론재판이 중요한지 본인의 선택은 행동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투(MeToo)’ 운동을 촉발한 서지현(47·사법연수원 33기) 검사도 심경 글을 올렸다. 서 검사는 “한쪽에서는 네 미투 때문에 사람이 죽었으니 책임지라 했고, 한쪽에서는 네 미투 때문에 피해자가 용기 냈으니 책임지라 했다”며 “한마디도 입을 뗄 수 없었고 숨 쉬기조차 쉽지 않았다. 능력과 분수에 맞지 않게 너무 많은 말을 해온 것 같다”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도져버린 공황장애를 추스르기 버거워 저는 여전히 한마디도 하기 어렵다. 한마디도 할 수 없는 페북은 떠나 있겠다”고 말했다.
한영혜·함민정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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