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광주, 이선호 기자] "좌타자들이 뛰어난 것 같다".
맷 윌리엄스 KIA 타이거즈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378개의 홈런을 터트린 강타자 출신이다. 명품 3루수로도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홈런왕을 차지할 정도로 타격에서 일가견을 갖고 있다. 그런 윌리엄스 감독이 KBO리그를 경험하면서 한국타자들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윌리엄스 감독은 "지금껏 다른 팀들을 상대하며 훌륭한 타자들이 몇 명 있다고 느꼈다. 각각 장점이 다른데 좋은 좌타자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면서 "키움 '바람의 손자(이정후)'와 서건창이 당장 떠오른다. 두산의 두 타자(김재환과 오재일)과 KT(강백호)도 그렇고 좋은 좌타들이 많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직접 이정후와 서건창의 장점도 평가했다. "이정후는 스윙의 각이 슬럼프를 최소화 할 수 있는 것 같다. 구종과 관계없이 방망이가 쉽게 나가지 않고 잘 참는다.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서건창은 정말 아웃카운트를 잘 주지 않는다"고 말하며 웃었다.
실제로 KBO리그의 토종 간판타자들은 좌타자들이 많다. 김재환과 오재일은 굳이 기록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두산의 간판타자로 군림해왔다. KT 강백호는 고졸루키로 29홈런을 날렸고, 3년 차를 맞는 올해도 타율 3할3푼6리, 12홈런을 터트리며 젊은 거포로 자리를 잡았다.
윌리엄스 감독이 이름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NC 다이노스의 나성범도 있다. 3할1푼1리, 15홈런, 46타점의 우등 성적을 내고 있다. LG 김현수도 3할1푼1리, 10홈런, 47타점을 올리며 타선을 이끌고 있다. KIA 최형우, SK 한동민, 삼성 구자욱 등 각 팀에는 간판 좌타자들이 많다.
윌리엄스 감독은 좋은 타자의 비결도 밝혔다. 그는 "몸 상태가 100% 아니든지, 감각이 좋지 않을 때 본인이 갖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밴 호건이라는 유명한 골프선수가 있다. 그는 '순수하게 잘 치는 것이 아니다. 미스 히트, 즉 빗맞았을 때 어떻게 타구가 가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더라도 타율을 까먹지 않는 타격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윌리엄스의 평가를 거꾸로 말하자면 그만큼 뛰어난 우타자는 부족하다는 말도 된다. KBO리그는 실제로 이대호, 김태균, 박병호, 최정의 뒤를 이을 만한 젊고 강한 우타자 슬러거가 부족하다. 올해 히트상품으로 떠오른 NC 강진성이 더욱 반가운 이유이다. 윌리엄스가 KBO리그에 숙제 하나를 던졌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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